김해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8.8%로 남성에 비해 26.4%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남, 전국과 비교해도 저조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시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2018 성인지 통계'를 최근 발표했다.

성인지 통계란 국가통계·사회조사·시 행정통계를 바탕으로 여성과 남성이 처한 현실과 문제를 보여주기 위해 성별을 구분해 작성하는 통계다. 궁극적으로는 성별로 인한 사회 불평등 현상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자 만들어지는 자료다.

이 통계는 김해시가 양성평등정책 수립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처음 마련했으며 통계 구축을 위한 용역은 경남발전연구원이 맡았다. 김해 성인지 통계는 지역 양성평등사회 실현을 위한 11개 분야 216개 세부지표를 담고 있다.

 

 

 

 

 여성친화도시, 첫 ‘性인지 통계’
 가사 분담 말하지만 주로 여성 담당

 학교급·지위 오를수록 남성 많아
 女 임시직 비율 남성 보다 3배 높아

 여성긴급전화, 가정폭력 상담 최다
 “자연재해·범죄 부문 안전 취약”




■여성 노인 10명 중 4명 초졸
김해 성비(여자 100명당 남자 수)는 2017년 기준 102.2명으로 경남(101.3명), 전국(99.7명)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연령별 성비의 경우 40~44세 성비는 96.4세로 남성비율이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경남발전연구원 심인선 선임연구위원은 "이사 또는 일자리가 없어 구직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성비는 287.7명으로 남성이 월등히 많았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이 밀집돼 있는 주촌·생림·한림·상동면의 성비는 1000% 이상을 기록했다. 여성 외국인 비율도 2010년 10.9%에서 2017년 25.8%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였다.
 
한국 국적을 가지지 않은 외국인 여성 중 24.6%는 국제결혼 이주자였지만 그에 못지않게 외국인 근로자도 23.6%로 높은 편이었다.
 
심 연구위원은 "지역에서 여성 외국인과 마주쳤을 때 대상이 결혼 이민자라고 단언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남아선호를 상징하는 셋째 자녀의 성비는 2005년 143.3명, 2010년 108.3명, 2016년 107.2명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였다. 김해 출산순위별 출생성비 현황을 살펴보면 둘째가 108.2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셋째 이상 107.2명, 첫째 99.9명 순이었다.
 
성별에 따라 교육정도도 차이 났다. 여성 노인의 최종학력은 초등학교(41.8%), 중학교(21.9%), 고등학교(16%) 순이었고 남성 노인은 고등학교(36%), 중학교(23.9%), 초등학교(21.4%) 순이었다.


■공평한 가사분담 주장하지만…
결혼에 대한 인식은 남녀가 달랐다. 남성은 '하는 것이 좋다'(48.9%)가, 여성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44.3%) 비율이 높았다. 이혼에 대해서도 남성은 '가급적 하지 않는 쪽'(35.7%)을 많이 선택한 반면, 여성은 '이유가 있으면 할 수 있다’(26.4%)의 견해가 높았다.
 
김해 외국인과의 혼인건수는 연간 200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중 여성결혼이민자는 70.4%로 남성결혼이민자(29.6%) 보다 약 2.3배 많았다.
 
가사분담에 대한 견해를 살펴보면 여성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54.1%)가 가장 높고 남성은 '부인이 주로 하고 남편도 분담해야 한다'(49.1%)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가사분담 실태를 보면 주로 부인이 가사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었다. 양쪽 모두 공평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지위 오를수록 남성 비율 높아

김해 직위별 교원 수를 살펴보면 초등학교의 경우 여성(76.8%)이 남성(23.2%) 보다 월등히 많았으나 지위가 올라갈수록 남성이 더 많았다. 교장의 경우 남성(69.5%)이 여성(30.5%)보다 2배가량 많았다.
 
심 연구위원은 "학교급, 지위가 올라갈수록 남성비율이 더 많다. 여성 비율이 높은 학교 안에서조차 리더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김해 여성(48.8%)이 전국(52.2%), 경남(50.4%)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남성(75.1%)과 비교해도 26.4% 낮았다. 직업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 현황을 살펴보면 여성 임금근로자(74.7%) 중 상용직(47.8%), 임시직(19.5%), 일용직(6.3%) 순이었다. 여성 임시직 비율은 남성에 비해 3배에 가까워 더 불안한 일자리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민센터 여성편의시설 설치 미흡
노인이 받고 싶은 서비스의 경우 여성은 간병서비스(34.1%)를 더 많이 원한 반면 남성은 가사서비스(39.4%)를 원했다.   
 
김해 여성긴급전화 상담 7475건 중 가정 폭력 상담은 4750건(63.5%)으로 가장 많았다. 상담건수도 2010년 1741건, 2015년 6648건, 2016년 7475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다.
 
안전에서 가장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여성은 자연재해(18%), 범죄(16.5%)를 꼽았고 남성은 화재(14.7%), 산업재해(12.1%)를 선택했다.
 
김해 지역 19개 주민센터는 여성 편의시설 설치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실의 경우 남자변기 수(216개)가 여자 변기 수보다 76개 많았다. 남성화장실에는 기저귀 교환대도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양육 부담이 여성에게 편중된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여성 주차구역은 전무하나 임산부 주차구역은 6곳에 7면이 설치됐다.
 
김해여성회 김상희 회장은 "김해에 첫 성인지통계가 구축된 것은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김해 여성정책이 한 단계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여성의전화 박미라 대표는 "성인지 통계를 보니 김해 여성의 삶을 알 수 있었다. 여성들이 남성과 비교해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하게 됐다. 이제는 여성을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성인지 통계 기반 구축은 양성평등정책 추진의 필수 조건이다. 특히 김해시 성인지 통계집을 최초로 발간해 김해지역 성별 분리 통계자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여성이 행복한 여성친화도시 김해를 만들기 위해 시에서 추진하는 정책이 양성평등한 방향으로 수립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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