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훈 마르떼 대표

시간은 시각과 시각사이의 간격을 또는 그 단위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매년 해가 바뀔 때면 그 어느 때 보다 시간에 대한 인식을 가장 예민하게 느끼게 된다. 시간의 흐름을 눈으로 확인하지만 지나가는 시간의 흐름이 시간 중 가장 큰 단위인 '년'이라는 개념을 순간의 찰나에 바껴 눈에 보이는 숫자의 개념이 나에게 가장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순간에 눈에 보이지 않는 1년이라는 시간의 개념이 나의 정신과 육체에 숫자로 절대 아물 어지지 않는 흔적을 남기고 또 순식간에 어제는 작년이라는 더 큰 개념의 침묵 속으로 흘러가버리게 된다.

흔히 시간은 '돈'이라고 말한다. 현대사회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나 대신 그 시간을 써주는 방식으로 물질문명은 발전하고 있다. 나대신 밥을 해주는 시간을 쓰는 사람, 나대신 물건을 옮겨주는 시간을 쓰는 사람, 나대신 차를 몰아주는 시간을 쓰는 사람, 나대신 공부를 더해서 더 많은 지식을 가르치는 시간을 쓰는 사람 등 결국 모든 직업들의 대부분은 어쩌면 나대신 나의 시간을 쓰는 사람들의 구성들이고 나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 돈이라는 지불수단으로 시간을 보상해주는 체제인 셈이다.

2011년 시간이 돈을 넘어서는 극단적인 세상을 묘사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바로 앤드류 니콜감독의 <인 타임, In Time>이다. 모든 인간이 25세가 되면 노화를 멈추고, 팔뚝에 새겨진 '카운트 바디 시계'에 1년의 유예시간을 제공받게 된다. 지불되는 통화는 시간의 개념이다. 집을 사고 음식을 사먹고 버스를 타는 등 모든 지불의 수단은 몸에 새겨진 줄어들어가는 시간이 된다. 그렇게 몸에 새겨진 숫자가  0이 되면 그 즉시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노동의 대가가 시간이 되고 시간을 벌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세상의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지속가능한 노동을 통해서만 시간을 벌 수 있고 이렇게 시간을 연장하지 못하면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인지 영화 속의 사람들은 끊임없는 노동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 물가가 오르고 시급이 오르는 요즘세상처럼 영화 속에서도 커피 값과 교통비가 어제 3분에서 5분으로 바뀌고 임금도 생산량에 따라 깎아버리는 등 줄어드는 시간으로 인해 항상 시간에 쫓기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사람이 죽는 이유는 병에 걸리거나 사고로 죽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벌지 못해 죽는 것이다. 시간을 버는 이유는 살기 위해서이다.

시간이 많아 여유 있게 걸어 다니고, 시간이 없어 살기 위해 뛰어야 되는 세상을 묘사한 영화,  시간이 돈이 되는 것을 넘어서 시간만이 생명을 유지 할 수 있는 허무맹랑한 세상의 이야기 속에 우리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발견할 수 있다. 어쩌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모습을 '시간'을 통해 감독은 설명하고 있다. 자본주의속에 다른 사람의 시간들을 돈으로 구매하여 시간을 벌고 그 시간을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위한 끊임없는 연구와 고민 속에 같은 시간의 몇 배, 아니 몇 십 몇 백 배의 시간을 벌어들이기 위한 기술의 발전, 결국 세상의 시간을 서로가 가지기 위한 끝나지 않는 경쟁 프레임 속에 우리들은 그 시간을 물질로 변화시키기 위한 쳇바퀴를 매일 돌리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바쁘다는 것은 어쩌면 시간을 벌기위해 살기위한 투쟁인 것이다. 바쁘지 않기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해 우리는 또 주변의 시간을 분배할 것이다. 나의 시간을 대신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해맬 것이며, 내가 내 시간을 쓰는 것 같은 사람을 찾기 위해 또 여러 사람을 만날 것이고 이왕이면 같은 시간의 속도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비법을 들으러 다닐 것이다. 나보다 더 시간을 잘 쓰는 사람을 보며 부러워 할 것이며, 그 시간을 통해 다른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허무맹랑한 방법들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방황할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12월 31일의 시간적 공간과 1월 1일의 시간적 경계를 매년 체감하며 보이지 않는 시간을 바라보며 2019년, 시간에 쫓기지 않고 시간을 삶처럼 흘려보낼 수 있는 시간들로 가득하게 되기를 바라며 시간의 내가 아닌 내안의 시간이 되어지기를 소망해본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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