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석희 대표가 JTBC 뉴스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손석희 JTBC 대표이사의 프리랜서 기자 폭행 의혹이 진실공방으로 빠져들고 있다.

프리랜서 기자 김모(49) 씨는 "손 대표가 과거 자신이 연루된 교통사고에 관한 보도를 막기 위해 내게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하자 폭행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손 대표는 상대방이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하고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했다고 반박하며 김 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폭행'과 '취업 청탁 의혹' 모두 양측 주장이 엇갈리면서 사건의 진상은 양측의 신고와 고소로 수사에 나선 검·경 수사를 통해 가려지게 됐다.

25일 경찰과 김 씨 등에 따르면 손 대표와 김 씨는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만났다. 이들은 주점 내 외부와 격리된 방에서 단둘이 만났다.

김 씨는 손 대표의 교통사고 관련 제보를 취재 중이었고, 손 대표가 기사화를 막기 위해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 제안을 거절하자 손 대표가 얼굴을 2차례, 어깨를 1차례 가격했다는 게 김 씨 주장이다.

김 씨는 "손 대표는 제보 내용이 세상에 알려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품고 있었다"며 "(나를) 회유하기 위해 기자직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고, 사건 당일에도 일자리를 제안했다가 또다시 거절당하자 격분해 폭행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폭행을 당한 직후 현장에서 손 대표와의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고 밝혔다. 음성파일에는 김 씨가 "저한테 폭력 하신 것 인정합니까"라고 수차례 상대방에게 물어보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김 씨가 손 대표로 지목한 한 남성이 "아팠냐. 물리적 강도에 크게 상관없이 아플 수 있겠다. 폭력이다. 아팠다면 내가 폭행이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자리를 떠나겠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녹음 파일 속 이 남성은 "앉아. 다른 방법을 찾자"면서 김 씨를 붙잡았다.

김 씨는 녹취록과 전치 3주의 상해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김 씨가) 취업하게 해달라는 청탁을 집요하게 했다"며 "당일에도 같은 요구가 있었고 이를 거절하자 (김 씨가)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씨에게) '정신 좀 차려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안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손 대표에게 경찰에 출석해달라고 통보했다"면서 "둘이 만났던 방 안에 폐쇄회로(CC)TV는 없다. 주점 직원도 방 내부 상황은 잘 모른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번 의혹의 발단이 손 대표의 지난 2017년 교통사고라는 점은 양측 모두 인정한다.

김 씨는 "손 대표가 2017년 4월 경기도 과천의 한 주차장에서 접촉 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했다"며 "손 대표의 차에 젊은 여성이 동석하고 있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손 대표 입장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했다. 수차례 손 대표를 만났지만 납득할 수 없는 해명만 내놨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가벼운 접촉 사고를 내고 자비로 배상한 적은 있다"며 "당시 접촉 자체를 모르고 자리를 떠났을 정도로 차에 긁힌 흔적도 없었지만, 차에 닿았다는 견인차 운전자의 말을 듣고 쌍방 합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김 씨가 '아무것도 아닌 사고지만 선배님이 관련되면 커진다'고 했다"면서 "기사화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규직 특채와 거액을 요구한 공갈 등의 혐의로 김 씨를 검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 씨는 "공갈은 금품 요구가 핵심인데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손 대표가 (내가 운영하는 컨설팅 업체에) '2억 투자와 향후 2년간 매달 1000만 원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용역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재반박했다.

김 씨는 손 대표로 추정되는 남성과 통화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과 메신저 '캡처' 사진을 공개했다. 김 씨는 이 남성이 손 대표라고 주장했다.

해당 통화 녹음 파일에 따르면 김 씨는 상대 남성에게 "기사화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한 가지만 말해달라"고 말했다.

이 남성은 "저는 특이한 위치에 있다. 작은 것 가지고도 침소봉대돼서 공격당한 일이 많이 있었는데 다 버텼다. 엄청나게 침소봉대돼서 보나 마나 이상한 쪽으로 일이 흘러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승자가 있다는 것은 (제보자들이) 지어낸 것이다. 지어내서 약점을 이용해 어떻게 해보겠다는 얘기"라며 "팩트와 상관없이 너무 폭풍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씨가 공개한 메신저 캡처 사진에는 '손석희 선배님'으로 저장된 인물과 대화한 내용이 담겼다. 메신저에서 해당 인물은 김 씨에게 "이력서 하나를 받아뒀으면 한다. 최대한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손 대표의 강압적 회유를 입증하기 위한 음성 녹취 등의 자료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디지털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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