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짐 등 기본기 강조
 
올해 아흔 세살, 일본 규슈 하카타(후쿠오카)에 사는 요리연구가 할머니가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 요약하자면 이 정도가 될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물 반 컵을 마시고, 수세미로 건포 마찰을 정성스레 하며 제철 음식을 먹는 저자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 당신에게 일어나는 힘든 일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위로해주는 듯하다. 언젠가는 지나갈 일, 근심 걱정하기보다는 '지금'에 충실하라는 어쩌면 뻔할 수도 있는 이야기가 따뜻한 위로로 다가온다.

저자는 의사였던 남편이 결혼 6년 만에 숨진 이후에 본격적으로 요리의 길에 들어선다. 일본 요리 연구의 개척자 고(故) 에가미 도미 선생의 제자가 된 일, 사별 후 요리 교실을 시작했던 때부터 할머니가 된 지금 한 달에 한 번 학교 동기들과 집에서 요리를 나눠 먹는 일상까지 담담한 어조로 쓴다.

질냄비에 밥 짓는 법, 조리 도구 관리법, 요리할 때의 마음가짐 등 기본기를 강조하는 글을 읽다보면 숙연한 마음까지 든다. 책의 마지막에는 히야마 다미 표 집밥 레시피가 나와 참고하기 좋다.

일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 '일일시호일'과 결이 비슷해 영화를 보고 책을 보거나, 책을 보고 영화를 봐도 좋을 것 같다.

부산일보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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