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수준'의 시의원이 어떻게 (어려운) 의정을 챙기나."

<김해뉴스> 8일자 20면 기사를 두고 한 김해시 시의원이 이런 반응을 보였다.
<김해뉴스>는 지난 8일 정치면 머릿기사에서 일부 시의원들의 해외연수보고서에 대해 지적 및 비판을 했다. 시민들의 혈세 4천여만 원을 들고 해외연수를 다녀온 시의원들의 보고서가 지나치게 부실해서였다. 당시 총 39쪽 분량으로 작성된 보고서 중 절반 이상은 사진과 방문국가 도시의 언어, 종교, 면적 등 일반 현황 위주로 채워져 있었다. <김해뉴스>는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중학생 숙제 수준의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이 연수보고서보다 더 기자를 황당하게 만든 건 이 보도를 접한 한 시의원의 반응이었다. 연수단에 포함됐던 A의원은 기자가 주간 일정에 대해서 묻자 "'중학생 수준'의 시의원이 어떻게 의정 일정을 챙기냐"고 비아냥거렸던 것이다. 거기까지는 '저널식' 표현에 대한 불쾌한 감정 표현 정도로 이해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 4·5대 때도 이 정도 수준이었는데 어떻게 더 잘하냐"고 반문했다. 이 시의원은 그러면서 기존의 해외연수 보고서를 충분히 검토했고, 자신들이 작성한 보고서의 내용도 충실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물론 시의회 의장까지 나서서 보고서 내용이 부실하니 내용을 보충하라고 요구한 상태였다.

어쨌든 보고서가 부실해서 비판에 직면했다면 부족한 부분을 고치는 게 어른스러운 자세일 것이다. 지난 4·5대 의회가 부실보고서를 작성했으니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온당치 않은 일일 것이다. A시의원의 말대로 내실 있는 연수를 다녀왔다면 해외연수보고서에 그 내용을 고스란히 담으면 될 일이었다.

시의원은 지역주민의 대표로서 지위와 책무를 부여 받은 존재다. 따라서 감시와 비판과 지적이 뒤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남이 한만큼만 하는 시의원들이 있는 한, 여론의 쓴소리에 귀를 닫아버리는 시의원들이 있는 한, 시의회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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