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정장, 선글라스 차림의 칼 라거펠트. [사진출처=연합뉴스]


전 세계 패션계를 반세기 동안 호령해온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19일(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85세.

라거펠트가 수석디자이너로 일해온 프랑스의 명품 패션 브랜드 샤넬은 그가 이날 오전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라거펠트는 지난 1월 샤넬의 파리 오트 쿠튀르 패션쇼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와병설이 돌았었다.

프랑스의 온라인 연예잡지 퓨어피플에 따르면 라거펠트는 전날 밤 자택에서 파리 근교의 뇌이 쉬르 센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이날 새벽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라거펠트는 1933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14세 때 프랑스 파리의 피에르 발맹에서 수습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패션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파투, 클로에, 펜디 등의 브랜드에서 일했고 1983년 샤넬에 합류하면서부터 세계적인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현대적인 감각의 지적이고 섹시한 여성스러움을 추구한 그의 디자인은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아왔다. 연스럽게 흐르는 듯한 율동감을 패션으로 구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그의 디자인은 정돈된 클래식 스타일에서 살짝 비켜나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샤넬의 책임 디자이너로 있으면서도 펜디, 클로에 등 다른 브랜드와 자신의 이름을 딴 카를 라거펠트 등 여러 상표의 옷들을 디자인하며 전 세계 패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로 올라섰다.

그는 독일어로 황제와 명장을 의미하는 단어를 붙여 '카이저 칼', '패션 마이스터' 등으로도 불렸다. 공식 석상에서는 한결같이 검은 정장에 꽁지머리, 선글라스 차림으로 나타나 주목을 받았다.

라거펠트가 일했던 패션브랜드 펜디를 거느린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성명을 내고 "너무나 소중한 친구의 죽음에 무한한 슬픔을 느낀다"며 "우리는 파리를 전 세계의 패션 수도로 만들고 펜디를 가장 혁신적인 브랜드로 일군 창의적인 천재를 잃었다"고 애도를 표했다. 

김해뉴스 디지털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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