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청소년문화의집 인문학카페에서 학생들이 인문학 관련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다양한 주제 대화·토론·글쓰기로 소양 길러 호평

'인간과 인간의 문화에 관심을 갖는 학문분야'. 백과사전에서 찾은 인문학의 의미는 이렇다. 그렇기에 삶 속에서 자연스레 인문학과 가까워져야 하고, 그 시기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볼 수 있다.
 
김해청소년문화의집은 올해 '인문학 그 짜릿한 소통!'이라는 주제로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카페를 운영했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는 중학생, 9월부터 12월까지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인문학 카페를 기획한 최성임 청소년지도사는 "청소년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던 중 청소년문화의집을 방문한 이승형 강사와 '인문학을 가르치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하게 됐고, 지난 4월 4일 인문학 카페를 열었다. 1년치 예산 10만원과 5평 남짓한 작은 교실, 활동비를 한 푼도 받지 않고 아이들을 가르치겠다는 이승형 강사. 이것이 전부였다. 그때부터 지난 12일까지 중학생 11명과 고등학생 6명이 이곳에서 인문학을 공부했다.
 
지난달 28일에도 '종교 대 자유'라는 주제로 수업이 한창이었다. 일요일 오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고등학생들이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이 강사가 '종교를 강요받지 않을 권리와 종교를 선택할 자유'에 대해 설명하자 한 학생이 "그 두 권리는 같은 것 아닌가요?"하고 주저없이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렇게 자유로이 수업을 한 후,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한다. 주입식 지식은 들어올 틈이 없는 셈이다.
 
이 강사는 "수업에 거창한 의미를 두면 학생들이 부담을 느낄 것 같아, 사고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키우게끔 방향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친다고 해서 이들의 생각이 단기간에 트이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6주간 사회에서 흔히 거론되는 문제들 위주로 수업을 진행했다. 예를 들면 '포퓰리즘' '인간의 욕망' '교육의 불평등' 등이다. 이 강사는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주제였을텐데도 잘 따라와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문학 카페에 참여했던 권은정(17) 양은 "인문학이 사회의 바탕이 되는 학문이니까 배우는 것이 당연하다"고 동기를 밝혔다. 안수민(17) 군은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깊이 생각하게 된다"며 "장래희망이 검사인데, 수업을 들으며 인권에 대해 다방면으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학생들은 "우리가 직접 나서서 개선할 수 있는 사회문제에 대해 다뤄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고 털어놨다. 반면 최성임 지도사와 이승형 강사는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말은 달랐지만 모두 '더욱 적극적인 참여'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저기서 '인문학이 위기'라는 말이 들려온다. 그러나 '학(學)'보다 '인간과 문화'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곳 김해청소년문화의집에서만큼은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내년에도 인문학 카페가 문을 열기를, 더 많은 학생들이 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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