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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희망, 68혁명에서 배운다책(BOOK)
  • 수정 2019.02.26 15:32
  • 게재 2019.02.26 15:31
  • 호수 411
  • 13면
  • 부산일보 김상훈 기자(neato@busan.com)

 트럼프 등 권위주의 지도자 등장
 세계는 지금 '민주주의 위기' 빠져
"여전히 영향력 내뿜는 '68의 정신'"



러시아의 '무소불위' 권력자 블라디미르 푸틴, 필리핀에서 법치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기몰이로 집권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미국 대선 역사상 유례가 없는 만장일치의 비판을 뚫고 백악관에 입성한 도널드 트럼프. 민주주의의 대척점에 자리한 권위주의 정치지도자가 동서양 가림 없이 등장해 부정적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21세기 정치의 중요한 축으로 등장했다. 지금 세계는 '민주주의의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68혁명, 상상력이 빚은 저항의 역사'의 저자 정대성은 위기를 맞은 민주주의를 진단하고 극복을 논하기 위해 '68혁명'을 다시 소환한다. 역사학자인 그는 부산대에서 서양 근현대사와 고전 읽기 등을 가르치고 있으며, 독일 빌레펠트대 역사학부에서 68혁명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0년대 서구 사회는 상상 이상으로 덜 문명적이었다. 개혁과 자유화가 물밑에서 진행됐지만, 다른 한편에선 권위적인 사회 그물망이 여전히 개인의 자유를 얽매고 정치적 불의나 억압이 횡행했다. 베트남에서는 미국이 수행하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고, 전쟁 반대의 목소리는 미국을 넘어 유럽으로 퍼져 나갔다. 물론 베트남전 반대를 빼면 저항의 이유는 나라마다 제각각이었지만, 저항의 목소리는 거대하게 하나로 울려 퍼졌다.
 
68혁명은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서독 같은 서유럽에서 한껏 꽃 피웠고 프랑스 5월혁명과 '프라하의 봄'에서 정점을 찍은 '20세기 최초의 전지구적 운동'이었다. '저항의 세계화'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쿠바혁명과 베트남혁명 같은 제3세계의 혁명은 잠자던 서유럽 1세계에서 변혁의 욕구를 일깨웠고, 서유럽의 저항은 다시금 억압된 동유럽 2세계 청년들을 잠에서 깨어나게 했다. 대서양 건너 미국의 민권운동과 반전운동은 유럽으로 건너와 시위대를 일으켰고, 냉전도시 베를린의 저항은 파리의 봉기를 고무했다. 중국의 문화대혁명 열풍은 유럽과 미국 학생들의 환호성을 불러냈다.
 
68혁명은 나라마다 다른 정치상황과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통점을 가진 거대한 형상을 이뤄나갔다. 그것은 일종의 연대의지와 동질감이 빚어낸 '상상 가능한 혁명적 공동체'이자 '저항과 연대의 세계화'였다. 68혁명은 더 나은 세상과 피억압자의 해방과 자유, 모든 이의 사회참여와 더 많은 민주주의, 탈권위와 정치의 투명성을 요구했다.
 
저자는 책에서 '독일의 68혁명'을 중심에 놓는다. 독일은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와 나란히 68혁명의 4대 핵심 국가에 속한다. 국내 기존 논의는 프랑스 5월혁명의 폭발에 방점을 찍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유럽의 68혁명은 독일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1968년 2월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베트남회의는 프랑스와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 활동가들이 '68의 정신'을 느끼고 호흡한 출발점 역할을 했다. 1960년대 중반 서베를린 학생운동의 닻을 올린 독일 68혁명은 이미 1967년 6월 시위 대학생의 죽음을 계기로 일찌감치 폭발한다. 그리고 이듬해 4월 바리케이드의 '부활절 봉기'를 통해 절정에 이르며 서구 대도시에서 연대 시위가 펼쳐지는 계기로 작용하고 프랑스 5월혁명에도 영향을 줬다.
 
저자는 68혁명의 상상력은 21세기에도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월가(Wall Street) 점령 시위에서 보듯 '다른 세상'을 외치고 '더 나은 세상'을 갈구하는 목소리로 맥을 이어가며 여전히 영향력을 내뿜고 있기 때문이다. '촛불혁명'으로 이룬 한국의 민주적 성취도 68혁명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부산일보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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