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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라 관청(官廳)의 청풍(聽風)~!나침반
  • 수정 2019.02.26 16:09
  • 게재 2019.02.26 15:49
  • 호수 411
  • 19면
  • 강미경 김해뉴스 독자위원·우리동네사람들 간사(report@gimhaenews.co.kr)
▲ 강미경 김해뉴스 독자위원·우리동네사람들 간사

'국민주권시대'를 선포한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시작된 '탈권위적 소통' 행보들을 '파격적'이라 요란스럽게 치켜세우던 언론의 모습에서 되레 우리 정치풍토의 '비정상성'을 새삼 느꼈던 게 엊그제 같다. 권위주의와 불통으로 파국을 자초한 이전 정부와의 대조적 효과가 워낙 컸던 까닭이겠지만, 당연한 것들이 '화젯거리'로 부각되던 현실이 꽤 씁쓸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로부터 어언 2년을 바라보는 지금은, 당연하나 낯설었던 것들에 이제 우리도 조금은 적응되고 익숙해졌을까? 더디고 부족하나마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은 우리 주위에서 분명 감지되고 있다. '사람이 먼저인 나라다운 나라' '국민 단 한명도 차별받지 않고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라는 기치를 표방해온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국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전임 도지사의 독단적 도정 운영으로 분란이 끊이지 않던 경상남도 역시 신임 도지사 중심으로 '함께 만드는 완전히 새로운 경남'을 내걸고 도민과의 소통을 통한 사회혁신을 꿈꾸고 있는 중이다. 또 그 절차나 방식에 논란이 불거지기도 하지만 우리 김해에서도 소각장 현대화사업, 마을교육공동체, 지속가능발전정책, 작은도서관정책, 최근의 문화도시사업에 이르기까지 '시민 참여형 토론회'가 다방면에서 열리고 있으며 향후 더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시민들이 자신들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들에 직접 개입해 의견을 개진하는 일이 잦아지고 자연스러워지는 '풀뿌리민주주의'의 시대가 한발 더 가까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런 시민토론회 운영에 요즘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는 방법론이 바로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으로, 집단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공동목적' 달성을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게 효과적으로 돕는 회의기법을 총칭한다. 수평적 조직문화의 추구, 사람과 집단지성에 대한 신뢰, 모든 의견은 동등하게 귀중하다는 신념, 전체 맥락을 읽는 중립적 입장에서 누구도 배제시키지 않기, 다름이 다툼이 아닌 도움의 이유가 되게 하기, 이미 답을 정해놓은 토론회는 시작도 하지 않기 등을 그 기본 철학으로 밑바탕에 깔고 있다.

사실 여기서 언급된 모든 내용은 '민주시민'의 자질과도 다를 바 없는데, 특히 마지막 신조는 '토론에 임하는 기본태도'의 핵심을 시사하고 있어 가장 인상적이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그건 바로 '진정성 있는 경청(傾聽)'의 중요성으로 여기서 '들을 청(聽)'자의 구성이 의미심장하다. 즉 까치발을 할 정도로 귀를 쫑긋 기울여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은 덕이 있어야만 가능한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토론회 주최측이나 참가측 모두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는 지점이다. 주최측은 참가자의 말을 참가자는 다른 참가자의 말을 '주의를 다해 진심으로' 들어야 하는데, 이는 '자기 변화 가능성'을 열어놓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토론회의 형식만 빌리되 이미 정해진 답을 은근슬쩍 밀어붙일 요량이거나 자기주장만 관철시키려 하는 사람들에게선 애초에 기대하기 어려운 태도일 것이다.

이는 주로 토론회를 주최하는 관에서 더욱 마음에 새겨야 하는데, '관청 청(廳)'자가 '들을 청(聽)'에서 유래한 말이기 때문이다. '온갖 주의를 기울여 민의를 잘 듣는 덕을 가져야 하는 곳', 그것이 곧 모든 관청(官廳)이 만들어진 본분(本分)임을 어원은 말하고 있다. 앞으로 시민참여 토론회가 더 많아질 김해, 시청(市廳)에 봄바람 따라 청풍(聽風)이 시원하게 통하길 기대해본다.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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