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레알마드리드-아약스의 경기에서 실점한 레알 선수들이 허탈해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유럽 챔피언스리그 3연패에 빛나는 거함 레알 마드리드가 간밤의 대패로 2018-2019시즌을 사실상 마감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6일(한국시간) 안방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네덜란드 아약스에 1-4로 참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3년간 유럽 정상을 지켰던 레알의 충격적인 탈락이었다.

마지막 보루와도 같았던 챔피언스리그마저 내주면서 레알은 이번 시즌을 사실상 무관으로 마칠 가능성이 커졌다.

프리메라리가에선 1위 FC바르셀로나에 승점 12점이 뒤진 3위로 사실상 우승이 힘들어졌고, 국왕컵(코파 델레이)에서도 준결승에서 바르셀로나에 패했다. 국왕컵 준결승 2차전 0-3 패배 역시 공교롭게도 안방에서 당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 시즌 들어 올린 트로피는 이벤트 성격인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컵이 전부가 됐다.

아약스와의 홈 경기는 시작 전부터 꼬였다.

조별리그에서 경고 1장을 받은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가 16강 1차전에서 고의로 경고를 받은 것이 악수가 됐다. 라모스로서는 2차전에서 경고를 받아 8강에서 뛰지 못하는 것보다 경고를 한 장 더 받아 안방에서 유리하게 치러질 16강 2차전에서 빠지고 경고가 없는 채로 8강전에 나서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오판이었다. 심지어 이런 '경고 세탁'이 탄로 나 2경기 출전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경기 중엔 선발로 나선 루카스 바스케스와 비니시우스 주니어가 전반전 차례로 다치는 악재까지 찾아왔다. 비니시우스는 눈물을 글썽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 두 차례 골대 불운까지 겹치면서 레알 마드리드는 '젊은' 아약스에 속수무책 당하고 말았다.
악재와 불운이 겹겹이 나온 경기였지만 사실 레알의 위기는 이 경기 이전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모든 것의 시작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결별이었다.

레알에서 9시즌을 보내며 리그에서 2번, 국왕컵 2번, UEFA 챔피언스리그 4번의 우승을 이끈 호날두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탈리아 유벤투스로 자리를 옮겼다.

호날두 이적으로 거액의 실탄을 마련한 레알은 대체자를 찾아 나섰다.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이상 파리생제르맹), 해리 케인(토트넘) 등이 레알의 타깃으로 거론됐으나 어떤 영입도 성사되지 않았다.
기존 선수들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호날두와 BBC 삼각편대의 한축을 이룬 가레스 베일은 호날두의 빈자리를 대체하지 못한 채 선수단 내에서도 겉돌고 있다.

벤제마가 11골로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하고 있지만 리오넬 메시(25골)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믿을 만한 골잡이가 없는 상황이다.

루카 모드리치도 아약스전을 앞두고 "15∼20골 정도 넣어줄 두세 명의 선수가 필요하다"며 호날두의 공백을 아쉬워했다.

결국 호날두와 지단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우지 못한 레알에게 이번 시즌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참사였던 셈이다.

김해뉴스 디지털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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