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질 사람보다 더 많이 흡입
동물용 마스크, 사실상 효과 없어
외출 10분 내외·실내활동 권장



김해 율하동에서 반려견 코난을 키우는 박 모(27) 씨는 "미세먼지 농도가 너무 짙어 며칠 째 반려견과 산책을 못 나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수의사가 강아지는 사람보다 미세먼지에 더 치명적이라고 해 산책을 자제하고 있다"면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씌우고서라도 밖으로 나가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초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박 씨처럼 반려동물의 산책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반려동물은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나쁨' 이상인 날에는 반려견과의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알리 없는 반려동물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호자들은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미세먼지를 이유로 실내에만 있을 경우 스트레스·운동량 부족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반려동물이 실내 활동에 흥미를 갖게 하는 것으로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다. 공놀이, 바닥에 흩어진 간식을 찾기 위해 코로 냄새를 맡으며 움직이는 '노즈워크' 등을 통해 운동량을 채워주면 심심함도 사라지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만약 배변 등의 문제로 꼭 외출해야 한다면 10분 내외로 짧게 하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은 같은 시간 동안 미세먼지에 노출돼도 사람보다 오염물질을 더 많이 들이마신다. 특히 무거운 중금속 성분은 아래쪽에 깔려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이 흡수할 확률이 훨씬 높다. 많은 보호자들이 찾는 반려동물용 미세먼지 마스크는 사실상 큰 효과가 없다. 대부분이 중국산인데다 효과가 검증된 것도 아니어서 수의사들은 권장하지 않는다. 또한 입마개 교육을 받지 않은 동물이라면 마스크 착용에 스트레스를 받아 공격성이 늘어날 수도 있다. 마스크 착용으로 오히려 스트레스 지수가 상승한다면 산책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반려동물의 털·눈을 깨끗이 닦아 줘야한다. 미세먼지는 털 사이에도 스며들기 때문이다. 털에 붙어있던 유해물질 때문에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고 입안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크다. 외출 후 털을 꼼꼼하게 빗질해주거나 목욕 횟수를 늘리는 것이 좋다. 또한 방부제 없는 인공눈물을 이용해 눈을 씻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호흡기 점막 건강 유지와 노폐물 배출을 위해서다. 반려동물에게 수시로 물을 마시게 하거나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사료, 영양제, 과일 등을 섭취하게 하는 것도 좋다. 혈액이 맑아지는 효과가 있고 체내 중금속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
 
김해 박성식 동물병원의 박성식 원장은 "위와 같은 수칙을 지키는 것 외엔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는 대안은 사실상 없다고 본다. 마스크 착용도 추천하지 않는다"라며 "반려동물의 건강을 고려한다면 아예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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