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재생은 전 세계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화두다. 시대 변화에 따라 원래 기능을 다 하고 버려지는 공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다 밀어버리고 새로운 건물을 만들기보다 이왕이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공감대가 널리 퍼지고 있다.

이 책은 전국의 버려진 공간들이 어떻게 문화예술교육 공간으로 재탄생했는지 보여준다. 그 공간을 운영하거나 개조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 그들의 고민 지점을 독자와 나눈다.

원래 소각장이었던 '부천 아트벙커 B39'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청주 담배 창고였던 '동부창고'는 아파트 단지 재개발 대신 시민들의 문화 기획이 실현되는 생활문화센터로 바뀌었다. 석유 파동 때 석유를 비축하기 위해 만든 서울 매봉산 석유 탱크는 재설계를 거쳐 '문화비축기지'가 됐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는 해저 광케이블 관리를 위해 만든 숨겨진 벙커가 '빛의 벙커'라는 전시 공간으로 전환됐다. 관람객은 클림트, 훈데르트바서 같은 오스트리아 화가의 작품 750점을 영상과 음악을 통해 체감한다.

책에서 소개한 15곳의 공간이 전부 인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공간 활용법, 운영 방식 같은 지점에서 생각할 거리를 준다. 

부산일보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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