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남성 연예인의 성매매 알선, '단톡방 불법 촬영 영상 공유'로 온 세상이 시끄럽다. 단순히 일부 남성 연예인의 일탈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 대중문화의 문제가 깔려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2016~2018년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을들의 당나귀 귀(을당)'라는 이름으로 방송한 팟캐스트 중 '대중문화와 젠더'에 대해 기자, 문화연구자 같은 게스트와 나눈 대화를 묶었다.

'1박 2일', '아는 형님' 초기의 '알쓸신잡' 같은 '한남 엔터테인먼트'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는다. 이를테면 "'아는 형님'을 보면서 중년 남성이 젊은 여성을 함부로 대하는 걸 본 사람들이 'TV에서도 그렇게 하는데'라며 권력을 부여할까 봐 좀 섬뜩했다"는 식이다.

예능에 등장하는 '꽃 병풍'으로서의 여성, 극악한 '다이어터'가 될 수밖에 없는 극한직업을 가진 걸그룹, 남성과 달리 "여성=어머니=돌봄 노동=여성의 본능"이라는 가부장제의 고정관념에만 갇힌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

그럼에도 '갓숙' '가모장'이라는 캐릭터로 '재발견된' 김숙의 활약과 기획자로서의 송은이, 노동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의 탄생도 조명한다.

대중문화에 투영된 젠더에 대해 궁금하다면 일독할 만한 책이다.
 
부산일보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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