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청년의 단순한 세계 일주기가 아니다. 서울에서 게스트하우스를 4년 반 운영하며 '먹고사니즘'에 지친 청년 사장이 '지속가능성, 대안적인 삶'을 알아보기 위해 357일 동안 모험을 떠났다. 샴푸, 린스, 보디샴푸 3종 대신 샴푸바 하나로 청결을 유지하고, '햄버거 덕후'가 육식을 포기하고 페스코 채식주의자(육류는 먹지 않지만, 우유 달걀 생선은 먹는다)로 살기로 결심한다.

호주 멜버른에서는 현지 사람과 대형마트 쓰레기통을 뒤지는 '덤스터 다이빙(Dumpster diving)'을 한다. 10개 중 딱 하나가 깨져 버려진 계란 한 상자, 유통기한이 약간 지나 버린 멀쩡한 음식, 흠집이 나 상품 가치를 잃은 채소 같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쓰레기통에서 '구출'한다. 돈이 없어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제구조를 유쾌하게 흔드는 '놀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뉴질랜드 루미네이트페스티벌도 인상적이다. "지속가능한 삶을 실험하는 현장"이다. 축제지만 1회용품을 전혀 쓰지 않고 재래식 화장실 오물을 퇴비로 재활용하며, 태양열로 데운 온수를 제공한다.

볼리비아 오지에 100원 후원을 모아 학교를 지은 한영준 씨 이야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쓰레기 없는 삶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실천 중인 캐서린 캘로그처럼 스스로 대안적 삶을 선택한 사람을 만나 저자가 직접 들여다본다.

저자는 "내가 가려는 좁은 길을 내가 기쁜 마음으로 갈 수 있을지 두려웠다"며 고백한다. 세계 일주를 하며 경험했던 생태공동체, 정보를 얻었던 사이트도 마지막에 소개한다.

부산일보=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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