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수 독자·어방동

최근 종영된 JTBC 드라마 'SKY캐슬'은 내게 큰 교훈을 안겼다. 등장인물 중 몇몇은 앞으로의 인생길에 꼭 필요한 반면교사로 삼기로 했다. 한편 드라마를 보며 제대로 된 교사, 부모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18회의 김준호(강준상 역)가 말하는 장면이다.

"어머니 뜻대로 분칠하시는 바람에 제 얼굴이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도 모르고, 50 평생을 살아왔잖아요!", "어머니랑 제가 인생을 잘못 살아왔다고요", "언제까지 껍데기만 포장하며 사실 건데요?", "언제까지 남들 시선에 매달리며 사실 거냐고요?"

준호는 김보라(김혜나 역)가 죽었고, 실은 보라가 자신의 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180도 바뀐 인생을 살게 된다.  딸을 잃은 그에게 병원장이란 꿈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어머니가 바라는 대로 병원장이 되려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허깨비가 되어버린 것만 같아서 도중에 무너지고 만다. 끝내 준호는 자랑스레 책상 위에 올려둔 자신의 명패를 버린다.

부모는 자녀가 잘 되길 바라며 어릴 때부터 좋은 직업군에서 일하기를 주문한다. 그리고 직업을 가지면 좋은 가정을 꾸리기 바란다. 그리고 자녀를 낳으면 이 상황이 반복된다. 실상은 부모의 뜻대로 잘 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이 모든 것이 뜻대로 잘 되지 않는 이유는 부모가 자녀에게 오히려 불확실한 미래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누구나 의사 판검사가 될 수 없다. 하지만 부모는 타인의 모습으로 만든 자신만의 규범으로 자녀를 옥죈다. 부모는 자녀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타인이 잘된 모습을 비추어 자녀의 미래를 상상할 뿐이다.

확실한 정보라면 별 것 없어보일지 모른다. "너는 나의 자녀고 나는 너의 부모야", "나는 너를 사랑해", "우리 가족 사랑해" 지금의 모습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문장들이 입 밖으로 나오길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자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없을까.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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