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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잃은 환자 빛 찾아주는 게 보람"③ 수정안과 원장 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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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0.12.21 17:21
  • 호수 4
  • 21면
  • 이광우 사장겸 편집국장(leekw@gimhaenews.co.kr)

   
 
부산 북구 덕천교차로에 가면 지하 1층, 지상 7층짜리 안과가 하나 눈에 들어온다. '수정처럼 맑은 눈'이란 표어를 달고 있는 수정안과이다. 수정안과의 '수정'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먹물 냄새를 좀 풍겨서 말하자면 '중의적'이다. 우선 수정안과의 대표원장 이름이 박'수정'이다. 수정은 또 흔히 '크리스탈'이라 불리는 보석류의 이름일 수 있고, '고친다'는 뜻의 수정일 수도 있다. 상호로서는 상당히 괜찮아 보인다.

박수정 원장은 수술을 할 때, 넥타이를 매는 습관이 있다. 마음가짐을 단정하게 하려는 의도이다. 박 원장을 만났다. 박 원장은 부산으로 편입된 옛 김해군 죽림 출신이다.
 
- 어떻게 지내십니까.
 
눈의 병을 고치는 안과 학문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덕분에 미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의 선진 눈 수술 기법이나 검사 방법들을 실시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해 세계와 국내 안과 학문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항상 좀 더 나은 눈 치료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 고향에 얽힌 추억은.
 
제 고향 마을은 옛 경남 김해군 가락면 죽림리 용등마을입니다. 지금은 부산시 강서구 죽림동 용등마을이라 불리지요. 용등마을은 기름진 김해평야의 한가운데에 있는데, 동네 옆으로는 서낙동강이 도도히 흐르고 있습니다. 이 강은 김해평야의 곡식이 잘 열리도록 물을 제공하고는 태평양으로 나아가는 강인데, 어릴 때 친구들과 이 곳에서 여름에는 수영을 하고, 겨울에는 스케이트를 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강 가운데는 깊어서 위험하니까 못 들어가도록 순경아저씨들이 감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순경아저씨들의 눈을 피해 놀다가 순경아저씨가 나타나면 정신없이 도망가곤 했습니다.

이 강에서 낚시로 붕어를 많이 낚아 올리기도 했는데, 가끔 뱀장어가 올라온 적도 있습니다. 뱀장어가 올라오면 그 자리는 밑바닥까지 다 훑은 셈이니까 자리를 옮겨서 낚시를 계속 했습니다. 어느 날인가 저녁 해거름 무렵에 낚시를 하는데, 낚시 미끼를 물에 던지자마자 붕어들이 정신없이 입질을 해대었고 붕어들을 잡다가 보니 나중에는 잡은 붕어로 세수대야가 넘칠 지경이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 강에 고기들이 참 많았고 조개들도 많았으며 겨울에는 여러 가지 아름다운 철새들로 장관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외갓집이 김해 외동에 있었는데, 외갓집 앞이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되어버린 내외동 지역으로, 어릴 때는 논밭이 가득 펼쳐진 툭 트인 너른 들판이었습니다. 외갓집에 놀러갔을 때, 사촌들과 그 들판에서 잠자리를 잡고 논,밭의 얼음 위로 스케이트를 탔습니다. 강에서 타던 스케이트와는 또다른 재미를 느껴서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놀았습니다.
 
- 의사 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적은?
 
빛을 찾아주는 게 안과 의사로서 가장 보람된 일일 것입니다. 20년 전 쯤인가 개원 초기에 여성 환자 한 분이 내게 수술을 받고 시력회복이 된 후, 시골에 사는 90세 가량의 노모를 모시고 왔습니다. 노모는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눈 검사를 해보니 두 눈에 백내장이 시커멓게 진행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나이가 너무 많고 백내장의 정도도 심해서 수술을 해도 소용이 없다고 해서 포기하고 살던 중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수술을 권유했습니다. 한쪽 눈의 백내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다음날 아침, 할머니의 눈에 붙여놓았던 안대를 떼내었습니다. 그랬더니, 할머니가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춤을 덩실덩실 추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나의 손을 덥석 힘껏 잡는 것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며칠 후 다른 쪽 눈의 백내장 수술을 마저 받았고, 몇 년동안 밝은 시력을 누리면서 건강하게 사셨다고 합니다. 그게 늘 기억에 남아 있군요.
 
- 수정안과는 어떤 병원입니까.
 
1989년 3월 메리놀병원 안과 주임과장직을 사임하고, 가까운 부산 북구 덕천동에서 개원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눈에 병이 생기면 제대로 치료받기가 어려웠고, 특히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번잡한 대학병원이나 먼 서울까지 가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병원의 목표를 '문턱 낮은 눈 종합병원' 으로 삼았고, 성실하게 진료를 해 왔습니다. 고향 선후배나 주위의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덕분에 이제 이 목표의 70~80% 정도는 이루었습니다.

개원 초기에는 백내장, 녹내장, 시력교정수술 등이 수술의 주 대상이었으나 이제는 안성형, 사시, 망막 등에 대해서도 치료와 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또 지상 7층 지하 1층 건물 전부를 수정안과 전용으로 사용하는, 전문화된 대형 안과로 성장했습니다. 명실공히 '문턱 낮은 눈 종합병원'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자부합니다.
 
- 앞으로의 포부는?
 
앞으로 병원은 전문화되어야 하고 대형화되어야만 경쟁력이 있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정이 흐르는' 병원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수정안과가 사람의 정이 끈끈하게 흐르는 전문화된 대형 안과 병원, '문턱 낮은 눈 종합병원'의 목표를 확실히 달성할 수 있도록 계속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박수정 원장은 ─────
1955년 10월 경남 김해군 가락면 죽림리 용등마을 (현 부산 강서구 죽림동 용등마을)에서 태어났다. 가락초등학교와 부산중.고등학교, 부산대 의과대학을 나왔으며, 메리놀병원 안과 주임과장을 역임했다. 메리놀병원은 한때 부산에서 안과 분야에 관한 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현재 메리놀병원 안과 외래과장, 부산대 인제대 동아대 의과대학 안과 외래교수를 맡고 있으며, 북구의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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