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고 발령되는 미세먼지 주의보에 온 국민이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어느새 미세먼지는 우리가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기상 현상이 됐다. 기후변화가 건강과 생명, 재산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 것이다.

'파란하늘 빨간지구'는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기후변화 시대의 본질을 설명한다. 국립기상과학원 초대 원장을 지낸 저자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원리와 과정을 설명하고, 인류의 행동이 촉발한 지질시대인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제시한다.

2018년 다보스 포럼에서 전문가 74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극한(재해성) 날씨는 대량살상 무기 다음으로 인류가 직면할 '가장 영향력이 큰 위험'에 뽑혔다. 발생 가능성은 극한 날씨가 가장 높고 대량 살상 무기 사용은 낮은 편이다. 기후변화는 이제 인류의 향후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문제가 된 것이다.

책은 미세먼지의 경우 인공강우처럼 과학적 검증도 제대로 되지 않는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감축 기준과 규제 강화, 대중교통 인프라 개선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후변화를 흔히 생태의 문제로 인식하지만, 경제적인 피해도 엄청나다는 지적이 눈길을 끈다.

부산일보 박진홍 기자 jh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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