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책(Book)
'고흐의 세계'로 떠난 10년 여정책(BOOK)
  • 수정 2019.04.03 11:13
  • 게재 2019.04.03 11:10
  • 호수 416
  • 12면
  • 부산일보 백태현 선임기자(hyun@busan.com)


치열했던 고흐 삶·예술 살핀 에세이
수십 점 화보·사진 비교하는 재미도
"끈질긴 열정·생명력·사랑 선물받아"



빈센트 반 고흐가 우리에게 선물하는 불굴의 열정적 삶과 사랑, 치열한 예술 세계를 만나러 떠나 보자.
 
'빈센트 나의 빈센트'의 저자 정여울은 빈센트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곳을 찾아다니며 그가 남긴 예술 작품들이 자신에게 어떤 목소리를 들려주는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깊게 성찰한다. 그리하여, 저자가 받았던 마음 속 울림과 감동은 고스란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로 전염되는 마법이 펼쳐진다.
 
저자는 10년간 빈센트가 태어난 네덜란드의 준데르트, 빈센트의 그림이 가장 많이 소장된 암스테르담 반고흐 미술관, 빈센트가 '밤의 카페테라스'를 그린 프랑스의 아를, 빈센트가 사랑하는 테오와 함께 묻힌 오베르쉬르우아즈 등 그의 삶과 관련된 장소들을 여행한 뒤 결론을 내린다.
 
"빈센트가 자신의 광기와 우울로부터, 트라우마의 무시무시한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구원해내려는 강력한 의지가 그의 그림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아픔으로부터 치유되기 위한 그 모든 몸부림이 빈센트의 예술 세계였다"고 말이다.
 
빈센트가 셰익스피어는 물론 디킨스나 졸라 같은 문학의 거장들을 깊이 이해하고 그 문학적 감성을 그림 속에 품어내려 했다는 점에서 그의 그림은 아름다운 문학으로 빛난다.
 
또 그의 그림은 동료 화가, 심지어 그의 부모로부터도 제대로 사랑받지 못한 자신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몸부림이자, 자신의 삶을 아름답고 치열하게 가꾸는 강렬한 의지였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이는 '아픔에 맞서기 위한 불굴의 용기'로 그림을 그렸다는 심리학적 해석으로 와 닿는다.
 
이 책에는 이처럼 신산했던 고흐의 일생과 그의 열정적 삶의 풍경을 잘 보여주는 그림들이 다수 실려 있어 책 읽기의 즐거움을 더한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자화상',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 '노란집', '폴 고갱의 의자' 등 수십 점의 화보는 그 자체로서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을 압도해 온다.
 
이밖에 저자와 빈센트 예술의 강렬한 첫 만남이 이뤄졌던 뉴욕에서부터 그와 동생이 나란히 묻힌 오베르쉬르우아즈까지 모든 여정의 도시 풍경들을 담은 이승원 사진가의 사진들도 실려 있어 고흐의 그림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빈센트가 그림 공부를 했던 벨기에 안트베르펜 미술학교와 보리나주 작업실, '밤의 카페테라스', '까마귀가 나는 밀밭'을 비롯한 그림들의 배경인 프랑스 아를과 생레미 등 빈센트를 기억하는 여행자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 장소들의 현재 풍경이 독자를 반긴다.
 
저자는 빈센트의 삶과 예술에서 삶으로부터 버림받고, 사랑으로부터 추방됐지만 굴복하지 않고 다시 매달리는 끈덕진 열정과 사랑의 힘, 그리고 지칠 줄 모르는 생명력을 선물받았다고 고백한다.
 
"빈센트는 자꾸만 나를 어디론가 떠나보냈다. 집에만 머물고 싶어 하는 소심한 나를 아주 멀리 나아가게 했다. 세상 밖으로 떠미는 힘. 그것이 나의 빈센트가 내게 전해준 선물이었다. 빈센트는 내게 선물했다. 내게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모든 세계를, 내게 허락되지 않는 모든 세계를 감히 꿈꾸는 용기를."
 
빈센트의 그림들이 저자에게 속삭였다는 것이다. 삶이 허락하는 제한된 지평선을 뛰어넘으라고. 여기에 안주하면 절대로 보이지 않는 것들, 만족하면 절대로 보이지 않는 '저 너머의 세계'를 꿈꾸라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빈센트가 선물해준 "아무리 퍼내고 또 퍼내도 고갈되지 않을 생의 열정을,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결코 그 어떤 꿈도 포기하지 않을 권리를, 세상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예술의 빛으로 승화시킨 그의 용기를" 독자들에게도 나눠주고 싶다고 밝힌다.
 
빈센트 반 고흐는 살아 있을 때, 인정받지 못한 삶을 살았다. 세상은 그를 인정하지 않고 사람들은 그를 오해하고 외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나'다운 것, 자기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는, 오늘날 자신의 마음을 지키며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들 자신의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반짝이는 별, 눈부신 꽃, 보랏빛 안개 속에 소용돌이치는 그의 그림은 치열하게 살면서 결국 자신의 것을 만들어낸 '빈센트의 세상'이라고 할 만하다.
 
빈센트는 평생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해와 비판, 멸시 속에서 큰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의 그림을 보면서 깊은 위로를 받는다. 빈센트라는 인간과 그의 예술을 통해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감행해 보기를 권한다.
 
부산일보 백태현 선임기자 hyun@busan.com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일보 백태현 선임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안전한 김해' 조성 위한 귀성길 교통안전 캠페인'안전한 김해' 조성 위한 귀성길 교통안전 캠페인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비밀글로 설정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