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부터 고용노동부의 직업훈련 위탁과정 미용·뷰티 분야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학생들이 위탁기관인 감미화미용학원 로비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현동 기자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미용 공부를 시작하는 걸 반대하시죠.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면서 학업에 집중하길 바라는 게 부모님의 마음이잖아요. 하지만 본인이 좋아하고 가장 잘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으면 차라리 일찍 도전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우리를 통해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한다'라는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100여 명 학생들 수업 열기
훈련비 무료·장려금도 지급
“일찍한 도전, 꼭 성공하고파”



지난 4일 오후 김해 서상동의 '감미화 미용학원'을 찾았다. 30여 명의 학생이 교실에 모여 밝은 표정으로 이론 수업을 듣고 있었다. 모두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다. 이들은 '일반고 특화 직업능력개발훈련'에 참가해 지난 2월 28일부터 학교가 아닌 미용학원으로 등교해 수업을 듣고 있다. 수업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5시 20분까지다.
 
일반고 특화 훈련과정은 고용노동부와 교육부가 공동주관·운영하는 직업훈련 위탁과정이다. 대학 진학보다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일반고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훈련비는 전액 무료, 훈련장려금도 지원된다.
 
김해 중앙여고에 재학 중인 이하늘(19) 양은 "어렸을 때부터 미용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친구들도 내게 미용을 정식으로 배워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내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길 원하셔서 미용 공부를 반대하셨다. 많이 속상했지만 지속해서 부모님을 설득해 결국 허락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분성여고를 다니는 한수빈(18) 양 역시 "유튜브서 미용·뷰티 영상을 보며 중학생 때부터 꿈을 키웠는데 부모님이 이 분야로 나가는 것을 반대하셨다. 중학생 때 학업성적이 꽤 좋았기 때문에 계속 공부를 하길 원하셨던 것"이라며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신다"며 웃었다.
 
최근에는 한 양처럼 유튜브·1인 방송의 영향을 받아 꿈을 키우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지난해 말 교육부·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실시한 희망직업 순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장래희망 순위 4위에 '뷰티 디자이너'가 올랐다. '유튜버'도 상위권에 랭크됐다. 삼방고 재학생 이현서(18) 양이 "뷰티 유튜버를 보고 진로를 결정했다.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가 되고 싶다"라고 하자 다른 학생들도 잇따라 "나도 방송을 시작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하늘 양은 "우리 같은 학생들이 인터넷 방송·블로그 등 미디어를 통해 미용 분야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 영상으로 볼 때는 쉬워 보여도 직접 하는 것은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어린 친구들이 진로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인터넷 방송을 하는 것 말고도 저마다 큰 야망을 품고 있었다. 이들은 비록 '공부'를 선택하진 않았지만 각자의 '꿈'을 위해 한 걸음 씩 나아가고 있었다.
 
마지한(가야고·18) 군은 "내 이름을 건 전국 단위의 뷰티샵을 만들고 싶다. 꼭 성공해서 미용 등 일찍 기술을 배우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우성현(임호고·18) 군 역시 "우리나라 국민 약 5000만 명 모두의 머리를 한 번씩 손봐주고 싶다. 열심히 배우고 공부해 김해의 자랑이 되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감미화미용학원은 4월 말까지 1개 고교생 위탁과정 참여학생 30명을 모집하고 있다. 교육기간은 오는 5월 7일부터 내년 1월 22일까지다. 궁금한 사항은 감미화미용학원(055-336-4242)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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