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종종 예민한 사람들의 쉼터가 되곤 한다. 잘난 형에 대한 열등감으로 괴롭던 저자의 학창 시절.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주는 건 노래였다. 제대로 지원도 받지 못했지만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결국 음대 성악과에 진학했다.

모든 것이 잘 될 것 같았는데 또 하나의 벽이 다가온다. 성악과를 졸업한 이후 진로는 크게 두 가지. 유학을 가거나 돈을 벌기 위해 시립합창단 단원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저자는 합창의 세계에 들어선다. 합창단원 생활은 단순히 노래 연습하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인간은 하나하나의 음률이고, 관계는 악보와 같았다.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두 사람이 다른 악보를 연주하기 있기 때문이다.  저마다 다른 구석이 있는 이들이 삐걱거리지 않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템포나 호흡을 인정해야 한다.

'너의 악보대로 살면 돼'는 성악과를 졸업하고 국립합창단을 거친 후 현재 합창 지휘자로 활동 중인 김진수 지휘자의 진솔한 고백이다. 인간관계를 합창에 접목해 설명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하나의 목표로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한 곡의 노래를 함께 소화해내는 합창과 닮아있다. 책에는 모난 자신을 직시하고, 있는 그대로 울퉁불퉁한 모습을 사랑하는 방법부터 합창의 원리를 참고해 타인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어우러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부산일보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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