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영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아이에게 황사마스크를 꼭 챙기고 보내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 황사마스크라는 것이 기능이 뛰어나면 호흡이 곤란하고 떨어지면 미세먼지에 노출되니 불안한 마음 달래기용이 되어버렸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발생원 중 제조업 연소 다음으로 미세먼지 발생량이 많은 곳이 석탄화력발전소다. 며칠 전, 생전 처음으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찾아갔다. 나의 숨 쉬기가 힘들어서야 항의차 찾아간 그 곳에는 이미 살기가 힘들다는 호소가 피맺힘으로, 또는 자조적으로 걸려져 있었다.

그 곳에서 거대한 골리앗을 보았다.

삼천포화력발전소 6기, 하동화력발전소 8기, 건설 중인 고성하이발전소 2기, 16기의 화력발전소가 있는 경남에 환경부 <2017년도 전국다량배출사업장오염물질 배출량 상위 20개소> 중 1위인 삼천포화력발전소가 눈앞에 자리하고 있었다.

현재 삼천포 1,2호기는 37년째 가동중이다. 박근혜 정부 때 2020년 폐쇄 결정이 내려진 것을 문재인 정부에서 1년 앞당겨 올해 12월에 폐쇄 예정이지만 노후석탄의 폐쇄기준이 30년임을 감안하면 조기폐쇄가 아니라 지금 당장 멈춰야 하는 실정이다. 삼천포3,4호기도 27년째 가동중인데 32년째인 2024년에서야 LNG연료로 전환예정이다. 이번에 탈황, 탈질 설비가 없어 잠시 셧다운에 포함되어 가동 중단된 삼천포 5,6호기도 23년째인데 2021년이면 재가동된다. 거기다 삼천포 화력 부지에 나란히 짓고 있는 고성하이 석탄화력발전도 2021년이면 가동되는데 총 2080MW다. 폐쇄되는 1,2호기(1,120MW)보다 3,4호기(1,120MW),5,6호기(1,000MW),고성하이(2080MW)가 힘을 합쳐 뿜어낼 미세먼지를 생각하면 도대체 미세먼지 대책으로 내 놓는 것이 무엇인가 싶다.

미세먼지 해결로 중국발 대책을 요구하려면 대한민국부터 단속해야 목소리에 힘을 줄 수 있고 대한민국 미세먼지 대책을 요구하려면 경남의 오염원과 김해의 오염원을 언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기는 공유재이고 우리는 호흡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국가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서비스에 따르면 2015년도 경상남도 미세먼지 배출원 대분류에서 김해는 도로이동오염원, 제조업연소, 에너지수송 및 저장, 농업 등에서 타 지자체에 비해 1,2위의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5등급의 노후경유차에 대한 대폭지원이 절실하고 대중교통 활성화가 더욱더 필요하며 산업단지와 개별공장에 대한 대기오염물질 총량규제가 필요하다. 노천소각이나 가축분뇨처리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김해시에서도 나름 애를 쓰고 있다.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 어린이 통학차량 LPG차 전환사업, 굴뚝원격감시장치 운영비 지원, 대기오염측정망 확충, 건강취약계층 마스크 보급 등의 대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2020년 미세먼지 PM10 40/ 초미세먼지 PM2.5 20을 목표달성하려면 턱없이 부족하다.
김해시에서는 작년을 제외한 최근 3년간 경남 미세먼지의 평균 농도보다 김해시가 낮은 농도였다고 하지만 김해시의 측정소는 상대적으로 농도가 낮은 주거지역에 있다. 시군구별 점검인력당 배출업소 수도 경남에서 가장 과밀한 상태다. 1,915개의 4-5종 배출업소를 7명이 점검을 하고 있는 실태니 점검이 제대로 될 턱이 없다.

실효적 대책은 나오지 않는데 시민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미세먼지 농도부터 확인한다.

물론 행정 탓만 하고 있는 것도 문제가 된다. 1회용 플라스틱 컵을 함부로 사용하고 버리고, 편하게 차를 몰고, 풍족하게 소비하는 것에 무감각하다.

어쩌면 미세먼지는 과도한 소비 구조, 산업 구조에 변화를 요구하며 인간에게 보내는 자연의 마지막 경고일 수 있다. 우리의 변화는 지금이 골든 타임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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