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외동의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한 고객이 휴대폰에 설치된 앱캐시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제로페이 결제를 하고 있다.

  
 김해지역 가맹점 350곳 불과
"5월부터 이용 편의성 높일 것"



"제로페이요? 들어본 적은 있는데 한 번도 안 써봤어요. 어떻게 사용하는건가요?"

김해 삼정동의 한 카페에서 음료 값을 결제하려는 장 모(26) 씨에게 제로페이에 대해 묻자 이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장 씨에게 제로페이 서비스 사용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 귀찮다는 듯 "그걸 하면 뭐가 좋냐. 그냥 카드로 결제 하면 안되냐"고 말했다.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지난달부터 '제로페이' 서비스가 시행됐지만, A 씨와 같은 소비자들이 많아 이용률이 저조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로페이 서비스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결제수수료를 0%대로 낮추고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모바일 간편 결제 시스템이다. 제로페이 가맹점은 카드수수료 부담이 완화되고 소비자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다. 정부는 제로페이 서비스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같이 소상공인들을 돕겠다는 좋은 취지로 지난달부터 제로페이 서비스가 김해지역에도 본격적으로 시행됐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로페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 다소 불편할뿐더러 누릴 수 있는 혜택도 체감할 수 있을 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제로페이로 결제를 하려면 소비자의 휴대폰에 다운로드된 결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매장에 비치된 제로페이 QR코드를 촬영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카드만 건네주면 되는 기존의 결제방식보다 더 번거롭다. 김해 내동에 거주하는 이 모(28) 씨는 "제로페이 서비스가 시행되는 취지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실제로 이용하려니 번거로웠다. 앱을 다운받는 과정부터가 너무 복잡하다"며 "소상공인들의 부담은 이해하지만 소비자들이 왜 매번 결제할 때마다 그런 수고를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제로페이의 혜택을 못 누리는 것은 소상공인 역시 마찬가지다. 김해 외동의 한 경양식 전문점 업주는 "제로페이 QR코드를 카운터에 비치한지 약 3달이 지났는데 그동안 이를 이용한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제로페이 서비스를 아는 소비자들은 꽤 있는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 홍보는 된 것 같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네트워크 효과가 강한 간편결제 시장의 특성상 소수의 가맹점에서만 사용가능한 결제방식은 대중화되기 어렵다고도 지적하고 있다. 현재 김해지역 내 제로페이 가맹점은 시행초기 100여 개에 불과했지만 4월 말 기준 약 3배 늘어난 348개가 등록돼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김해지역 내 3만 4000여 개에 달하는 소상공인 업체 수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제로페이 서비스가 활성화되려면 현금·카드처럼 어디서나 사용가능해야 하지만 현재는 가맹점에서만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중화가 더딘 것이다.

경상남도 소상공인연합회 제로페이 활성화 지원 사업단의 하선영 단장은 "김해는 인구밀도에 비해 제로페이 가맹점 수가 현저히 적다. 다음달부터는 제로페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빵집 등을 대폭 늘려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제방식 또한 기존에 신용카드만으로 결제를 하듯 제로페이 앱을 켠 휴대폰을 직원에게 건네주면 제로페이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간소화한다. 이를 통해 제로페이 서비스를 생활밀착형 결제수단으로 안착시키겠다"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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