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첫 발견부터 현재까지 역사 되짚어
 

기분이 좋지 않으면 '호르몬 때문'이라고 말할 때가 종종 있다. 여러 목적을 위해 다양한 호르몬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임신 테스트기, 피임약, 성장호르몬 주사, 스테로이드 등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호르몬 의약품이거나 의약 기기다. 그만큼 호르몬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 침투해 있는 것이다.

'크레이지 호르몬'은 호르몬이 발견되고 이름 붙여진 때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되짚는다. 호르몬이 성(性) 분화에 어떤 영향을, 얼마나 미치는지 알려주며 이 물음에 관한 답도 제시한다. 성별뿐만 아니라 호르몬이 키, 질병, 증오나 사랑과 같은 감정, 포만감과 성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과학적으로 탐구한다. 저자는 호르몬을 '가장 광범위한 과학'이자 '가장 인간다운 과학'이라고 말한다.

인체 내에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분비샘이 아홉 개가 있고, 지금까지 밝혀진 호르몬의 종류만 수십 가지다. 그런데도 일반인은 호르몬의 역할과 기능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신체부터 기분까지, 그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호르몬이 우리 몸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도 말이다.

책은 1920년대 피임의 목적이 아닌 '회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의사들의 주도로 정관수술이 크게 유행했던 사례 등 호르몬과 관련된 일화들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덕분에 얼핏 딱딱하고 지겨워 보일 수 있는 주제임에도 책을 읽다 보면 재미있게 호르몬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준다. 

부산일보 박진홍 기자 jh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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