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현 독자

지난해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 '욜로'(YOLO)라는 말이 있다. 욜로는 'You only live once'의 약어다. 문장 그대로 '한 번뿐인 인생, 후회 없이 살자'는 뜻을 담고 있다.

생각해보면 지난 날 우리에게 욜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단어가 주는 표현력과 세대별 사고적 차이가 생겨남으로써 단어가 낯설어졌을 뿐이다. 예컨대 1990년대 비 내리던 어느 날, 다방에 앉아 위스키를 들이키며 색소폰 소리를 듣는 것도 그 세대 누군가에게는 날씨가 주는 감성을 기반으로 한 소박한 일탈이자 낭만이었고 그 순간이 바로 '욜로'였을 것이다.

최근 욜로라이프가 각광받게 된 것은 나를 위해 돈을 쓰고 내가 즐기고 싶은 하루를 사는 것이 진짜 인생이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커진 덕분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나도 저렇게 살고싶다'는 욕구가 강해진 것이다. 욜로라이프는 나만 보고 나만 살겠다는 이기적인 문화가 아니다. 지친 심신을 달래주기 위해 일종의 탈출구가 필요한 사람들의 행복추구권이 높아진 것이다. 

모든 이들의 소원인 '돈 많은 백수'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타이틀이 아니기에 어쩌면 우리는 '욜로족'의 삶을 표방하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한 잔의 커피, 휴일에 즐기는 늦잠. 인원 수나 관계가 갖는 의미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든 내가 행복하면 되고, 내가 좋으면 되는 것이다.

내일보다는 오늘의 내가 더 젊다. 인생의 가치는 적용시키기 나름이다.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은 많고 정답은 없다. 욜로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접은 절망의 외침인 동시에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은 희망의 주문일지도 모른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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