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전 10대 청소년이 위층에 거주하는 할머니를 숨지게 한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한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아파트 복도를 취재진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아파트 위층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10대가 편집형 정신분열증(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이날 마산중부경찰서 대강당에서 브리핑을 열어 "범인 A(18) 군이 지난 2018년 10월 진주의 한 병원에서 편집형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 군은 2017년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자퇴한 후 최근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A 군은 고교 재학시절 교실에서 고함을 치거나 이상 증세를 보여 담임 교사의 권유로 부모들이 동의해 자퇴했다.

자퇴 후 A 군은 주로 집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며 특별한 직업 없이 생활했다. 당시 의사는 A 군에게 입원을 권유했지만 A 군이 강하게 거부해 입원 치료는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군의 정확한 정신과 치료와 처방 기록 등을 확인하고 있다.

A 군은 이날 오전 8시께 흉기를 들고 위층에 살던 피해 할머니의 집에 찾아가 대화를 시도하다가 할머니가 '가라'고 하자 현장을 떠났다. 이후 1시간여 동안 피해 할머니 집 승강기 옆에 숨어 있다가 할머니가 나타나자 흉기로 찌른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이후 A 군은 집에서 들고 온 흉기를 현장에 놔두고 수백 미터 떨어진 미술관을 찾아 피가 묻은 손을 씻은 후 귀가해 자신의 방에 있다가 아버지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A 군의 아버지는 아들이 약 1년 전부터 피해 할머니와 층간 소음으로 몇 차례 다툼이 있었고 이날도 피해 할머니와 이런 내용으로 다툰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 군은 경찰 조사에서 "중학교부터 애니메이션을 자주 봤는데 위층에 사는 할머니가 내 몸에 들어와 뼈를 깎는 고통이 느껴져 범행을 결심했다.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다수 있었지만 할머니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하는 등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군이 애니메이션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을 후회하기도 하다"고 전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A 군의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해뉴스 디지털미디어팀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