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씨가 만세운동가 사본을 들고 원본 분실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장유 만세운동 기록한 내방가사
무책임한 관리로 소재 파악 못해

 

▲ 김융일 씨가 공개한 ‘김승태만세운동가’ 원본 사진.

100년 전 김해 장유에서 일어난 3000명 규모의 만세운동을 '내방가사' 형식으로 기록한 희귀자료의 행방이 묘연하다. 유족들이 원본을 14년 전 3·1운동 기념식장에서 김해시에 기증했지만 시가 이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유족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승태만세운동가'는 1919년 4월 12일 장유면에서 김종훤과 김승태가 주축이 돼 일어난 만세운동 과정을 김승태의 어머니인 조순남 여사가 상세히 기록한 '내방가사'다.

만세운동가에는 만세운동의 당위성, 준비과정, 실상과 연행, 형무소 이송, 수감과 면회, 재판장 모습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역사문화적 가치가 크며 문학적 가치도 클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김승태 지사의 손자인 김융일 씨에 따르면, 유족들이 2005년 김해 3·1운동 기념탑에서 열린 3·1운동 행사장에서  34쪽의 책으로 엮어진 만세운동가 원본을 김해시에 기증한 이후 만세운동가 원본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는 김승태만세운동가를 연구하는 이홍숙 창원대 외래교수가 4, 5년 전 만세운동가의 원본 자료를 찾으면서 드러났다. 다행히 원본 사진과 사본은 유족들이 보관하고 있다.

김융일 씨는 "처음 김해시에 문제를 제기했을 당시 시에서는 '책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하더니 자료를 전달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발견한 후에는 '모르겠다'고 답했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이어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김해시에 기증했지만 그 후 전시, 연구 등 이용 방안에 대한 연락이 전혀 없었다. 귀한 자료를 이렇게 무책임하게 관리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해시는 뒤늦게 자료 분실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찾고 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김해시를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며 자료를 찾는다면 다시 돌려받겠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자료의 가치를 아는 누군가가 사익을 위해 갖고 있을까봐 걱정이다. 하루빨리 자료가 안전하게 돌아오길 바란다"며 "다시 찾게되면 이를 독립기념관에 기증하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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