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점은 인정하고 비슷한 점을 찾아나가야죠."그는 열정적이다. 관심이 있는 주제에 대해선 목에 핏대를 세웠고, 또 잘못된 점에 대해선 분명하게 말했다. 그가 입은 진한 갈색 재킷 그리고 약간 눌러쓴 가죽모자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했다.

최근 김해 내외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캐나다인 원어민 교사 로페즈 (37)씨의 첫인상은 그랬다. 실제로 2시간여에 걸친 인터뷰 내내 그는 자유로우면서도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지난달 17일 로페즈씨는 책을 발간했다. 원어민 교사들의 입국, 학교생활, 출국 등 모든 일을 세세하게 기록한 'Survival GNET(Gimhae city Native English Teacher)' 가이드북이다. 그는 "원어민 교사들이 한국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오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그간 시청에서 원어민 교사에게 강의를 하던 경험을 살려 책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원어민 교사들 사이에서도 '해결사'로 통한다. 시청에서 원어민 교사들의 한국 적응을 위한 강의는 물론, 개인적인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얼마 전엔 한 초등학교에서 교장이 임의로 원어민 교사의 근무 계약을 수정하려고 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 문제를 로페즈씨가 해결했다. 그는 "원래 동료 원어민 교사의 근무시간은 2시 20분까진데 교장이 5시까지 무조건 학교에 있으라고 했다"며 "이 때 계약사항 위반과 관련해 조언을 해줘 문제가 잘 해결됐다"고 말했다.

현재 로페즈씨는 두 권의 책을 더 준비하고 있다. 그는 7년간의 현장 경험을 살려 원어민 교사들의 보다 나은 한국 적응을 위한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는 이것은 원어민 교사들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한 권은 원어민 교사, 나머지 한 권은 한국인 교사를 위한 책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그는 "현장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원어민 교사와 한국 교사들의 문화차이로 인한 상호 이해 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교사들에게 한국문화를 일방적으로 배우라고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공공기관의 경우를 보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교사에게 '한국에 왔으니 한국법을 따르라'는 일방적인 교육이 대부분"이라며 "이것은 오히려 거부감을 가지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로페즈씨는 원어민 교사들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돈을 벌러 한국에 온 것이라면 그들은 행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자신이 하는 일에 애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부드럽지만 강한 어조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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