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체온은 얼마일까? 대부분 섭씨 36.5도일거라 철썩같이 믿고 있겠지만 실제로 재어보면 의외의 결과에 화들짝 놀라기 십상이다. 현대인들의 체온이 정상체온보다 약 1도 정도 낮은 35도대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또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이 30%가량 저하돼 내몸에 적신호가 켜진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가정의학전문의 허성백 과장의 도움말로 저체온증의 원인과 위험성,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 내 몸의 체온이 35도?
평소 체온이 36℃보다 낮게 나타나는 저체온인 사람이 늘고 있다. 체온 1도의 차이를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겠지만, 그것은 체온 1도의 차이를 모르기 때문이다. 체온이 1℃ 내려가면 면역력 역시 30%나 저하되고 반대로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5배나 높아진다. 허성백 과장은 "1970년부터 1977년까지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이 3천826건으로 보고될 정도로 저체온증은 건강한 생활을 방해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전직 수상과 국회의원, 의사들의 주치의로 활동하는 이시하라 유미 의학박사는 병을 이기는 새로운 건강법으로 체온면역요법을 내놓으면서 "지난 반세기 동안 인간의 체온은 1도 가까이나 떨어져 35도대를 유지하고 있어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저체온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근육량의 저하'이다. 근육은 몸의 최대 열 생산기관이기 때문에 근육량이 부족하면 체온이 떨어지게 된다. 두 번째는 '에어컨의 보급'이다. 에어컨은 쾌적한 생활환경을 보장해주지만, 동시에 체온조절 기능 저하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세 번째는 '스트레스'다. 정신·육체적으로 현대인들을 괴롭히고 있는 스트레스로 인해 우리의 몸은 저항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저체온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한 근육량을 유지하며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야 한다. 또 찬 음식을 되도록 피하고 소화가 잘 되는 식생활로 소화기를 잘 관리해야 한다. 겨울철 추운 날씨에 대한 허술한 대비도 저체온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가벼운 옷을 여러벌 껴 입는 등의 보온에도 신경써야 한다. 평소 따듯한 차나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체온 상승에 도움이 된다. 술과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켜 말초로 가는 혈액 공급을 저해해 저체온증을 유발시키므로 줄이거나 끊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는 현대인들이 피할 수 없는 대상이지만, 되도록이면 편안한 마음자세를 유지하려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허성백 과장은 "저체온증을 극복하려면 땀 흘리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서 몸의 최대 열 생산기관인 근육의 질과 양을 향상시켜야 한다"며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생활습관과 식생활로 균형이 깨진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몸에 좋은 음식, 체온을 높이는 음식
체온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는 체온을 높이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면역력' '항산화력' '항스트레스력'이 향상된다. 그리고 이 세가지 힘이 향상되면 체온은 저절로 오른다.
 
식사의 가장 큰 목적은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균형잡힌 식사습관'이 가장 필요하다. 균형을 위해서는 5대 영양소(당질, 지질,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가 필요하다. 제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다섯 가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않으면 그 힘을 충분히 살릴 수 없다.
 
체온을 높이기 위해서는 영양 균형과 함께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도 필요하다. 최근 '로푸드(raw food)'라고 해서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는 식사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생식은 체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저체온인 사람이 차가운 음식만 먹게 되면 내장이 더욱 차갑게 돼 소화흡수가 잘 안 되는 것은 물론 몸 전체의 면역력도 떨어지게 된다.
 

■ 복식호흡으로 플러스
체온을 높이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호흡이다. 호흡은 우리가 살아있는 한 계속되는 운동이다. 일반적으로 '요가호흡법'으로 알려진 '복식호흡'은 체온을 올리는 호흡법이다. 복식호흡은 횡격막을 올리고 내려서 폐에 공기를 집어 넣는 호흡법이다. 복식호흡은 교감신경을 부교감신경으로 전환하는 힘이 있다.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심신의 긴장이 풀리고 면역력이 향상된다.
 
허성백 과장은 "저체온증은 감기를 비롯한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도화선이 되는데, 복식호흡은 이를 극복하는 데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적정체온인 36.5~37.1도를 사수하기 위한 대책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현대인들이 건강을 유지하는 첩경"이라고 말했다.


Tip. 체온을 올리는 식습관
①음식은 한 입당 30회 이상 씹는 것이 좋다.
②혈당상승지수가 낮은 것부터 시작해 점차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인슐린의 분비가 억제된다.
③청국장과 낫토, 미역 등 끈적이는 식재료와 파·버섯류는 면역력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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