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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책의 도시’ 김해…시인의 눈 (38) 아버지
  • 수정 2019.05.15 11:37
  • 게재 2019.05.15 11:29
  • 호수 422
  • 17면
  • 하미애 시인(report@gimhaenws.co.kr)

아버지

하미애
 

가끔 낯선 과거가 부풀어 오른다

영구차에 실려. 마지막으로 살던 집에 들리던 길
논들이 논공단지로 바뀌는 시간에도
이장 한답시고 읍내로만 도셨던 어지러움
신작로가 아스팔트로 새 옷을 갈아입은 정류장, 빈 의자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마중 와 있고
차창 밖
소식처럼 우체부가 지나가던, 회관 앞 참외밭에
고추좀잠자리 한 쌍이 일어났다 고쳐 앉은 모습에
눈을 뜨고
감아도 쩍쩍 갈라지던 줄무늬에는
여덟 개의 자식들이 주렁주렁 달렸다

돈 달라고만 하지마 하던 고추좀잠자리

고추장 단지만한 유골함으로 작아져
돌아오지 않는 바람 따라 갔다

나에게 가물은 아버지
노란 참외꽃 빈혈로 진다


카네이션 처럼 붉게…

오래 알고 지낸 문우의 아버지 상가엘 다녀왔다.
삶과 죽음이 나란히 앉아 밥을 먹는 곳에서 이별과 사무침이 섞인 숟가락을 들다 벌겋게 충혈된 모습으로 "미애씨, 나 아버지 어떻게 보내 드리죠." 하던 말이 슬픔이 되어 나의 집까지 따라왔다.
나에게 아버지는 살아생전 원망이었고 돌아가신 뒤는 그리움이다.
촌에 사셨지만 일은 모르고 노는 것과 사람 좋아하셨던 아버지는 남들에게 멋쟁이로 통했다. 하지만 집에는 늘 부재중이고 읍내로만 도셨던 사람.
푸르름이 춤을 추는 가정의 달. 며칠 전 어버이날,우리 애가 내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었다. 요즘은 자주 목이 메인다.
카네이션처럼 붉게 아버지 어머니가 그리운 5월, 한편의 시로 사랑노래 불러본다.
 



2010 현대 시 문학 등단
김해 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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