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는 최근 몇 년간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을 지속적으로 탄압해왔다. '종족 말살'이란 국제적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이런 참사가 빚어진 근원은 미얀마 꼰바웅 왕조(1752~1885)의 멸망과 관련이 깊다. 18세기 후반 청나라와 싸워 승리할 정도로 세력이 만만찮았던 꼰바웅 왕조. 19세기 초 영국과 수차례 전쟁을 벌이다 결국 패망했다. 이 무렵 영국이 식민지 통치를 원활하기 위해 끌어들인 것이 당시 방글라데시에 살던 로힝야족이었다. 다수 민족인 버마족과 로힝야족의 원한은 이로부터 싹텄다.

'지도에서 사라진 나라들'은 국가 체계를 갖춘 나라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고 멸망해갔는지,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지은 정책과 대외관계는 어떤 것들인지를 다룬다. 8세기 이슬람 제국 아바스 왕조에 쫓겨나 스페인으로 달아난 우마이야 왕조의 왕자 아브드 알라흐만이 세운 코르도바 칼리프국, 16세기 전반~19세기 중반 인도를 통치한 무굴제국에 맞서 힌두교를 신봉하는 집단이 세운 나라 마라타 제국 등 '사라진 18국(國)'을 다룬다. 아샨티 제국, 다호메이 왕국, 와술루 제국 등 이름도 낯선 아프리카 국가에서부터 스파르타, 류큐(현재의 일본 오키나와)까지 다양한 나라들의 흥망성쇠가 펼쳐진다. 청소년도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을 만큼 쉬운 문장으로 서술하고, 100컷의 컬러 이미지를 수록해 재미있게 세계사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부산일보 박진홍 기자 jh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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