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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는 편견없는 작은 지구촌"
  • 수정 2019.06.04 13:18
  • 게재 2019.05.21 14:06
  • 호수 423
  • 1면
  • 조나리 기자(nari@gimhaenews.co.kr)
▲ 경남 유일의 다문화정책연구학교인 김해동광초에서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체육 행사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김해동광초

"우리학교는 12개국 학생이 함께 생활하는 작은 지구촌입니다."

1898년 김해 최초로 문을 연 학교인 김해동광초의 중앙현관에는 태극기를 비롯해 러시아, 중국, 키르기스스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홍콩, 베트남,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등 12개국의 국기가 전시돼 있다. 모두 동광초를 다니는 학생들의 부모 또는 학생 들의 출신 국가다. 

'경남의 이태원'이라고 불리는 동상동 외국인거리와 인접한 이 학교는 전체 학생의 약 17%가 다문화 학생들이다. 특히 1,2학년의 다문화 학생 비율은 각각 25%, 29%에 달한다. 과거 피부색이 다르다고, 엄마의 한국어가 서툴다고 놀림을 당하거나 따돌림 받았던 다문화 가정 어린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경남 유일의 다문화정책연구학교인 김해동광초에서 다문화는 부끄러워할 것도, 자랑할 것도 아닌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김해동광초 12개국 학생 생활
전교생 17%·68명 다문화학생
아침시간엔 나라별 인사말 방송
경남 유일 다문화정책연구학교


 

▲ 동광초 중앙형관에 설치된 나라별 국기 게양대.


12개국이 함께 어우러지는 동광초의 이런 모습은 오래된 일이 아니다. 김해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로, 몰려드는 학생을 수용하기 어려울 만큼 붐비던 학교의 학생 수가 줄어들 때즈음 뜻밖의 학생이 등장했다. 2013년 처음 동광초를 찾은 고려인 학생이었다. 당시 고려인 학생이 초등학교를 다닐 나이임에도 학교를 가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던 한국인 이웃 주민이 입학을 문의해 학교를 다니게 된 것이다. 이 학생의 학교생활이 이주민·외국인 커뮤니티에 알려지면서 학교에 다문화 가정 또는 중도입국 어린이의 입학 문의가 이어졌다. 2012년 576명이었던 전교생의 수가 2015년 427명, 2018년 408명, 2019년 현재 411명으로 줄어드는 동안 다문화 학생 수는 68명으로 전교생의 16.75%를 차지하게 됐다.

생각지 못한 다문화 학생의 등교에 처음에는 교사들도 당황했다. 우리말이 전혀 통하지 않아 곤혹을 치르거나 학생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난감한 경우가 많았다. 다문화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은 다문화 가정이라는 것을 다른 학생들에게 숨기고 싶어 했다.

그러나 다문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다문화는 학교 내 자연스러운 모습이 됐다. 교직원, 교사 등 어른보다 아이들의 적응이 훨씬 빨랐다. 손승원 교장은 "성인보다 아이들이 다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빠르다. 아이들은 편견이나 거리낌 없이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다문화이해교육 연수도 진행됐다.

2015년에는 모든 학생에게 다문화이해교육과 다문화 학생 맞춤형 교육을 지원해 다문화 친화적인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다문화 중점학교'로 선정됐다. 2017~2018년엔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서툰 중도입국 학생, 외국인 학생 등이 일반 교실에 배치되기 전 집중 적응 교육을 하는 한국어학급(옛 다문화예비학교)을 운영했다. 올해부터는 다문화 중점학교에서 더 나아가 이중언어교육을 확대하고 세계시민교육을 활성화하는 경남 유일의 다문화정책연구학교로 지정됐다. 2016년엔 중앙현관에 출신 나라별 국기 게양대도 설치했다.

동광초는 '글로벗(글로벌+벗)' 수업모델을 세우고, 학생들에게 세계의 다른 문화와 다양성을 알고 이를 인정하며 존중하고 수용하는 '다문화 감수성'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생들의 교과목에서도 다문화를 이해하려는 교육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국어시간에 친구의 나라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해 견문을 작성해보고 도덕시간에는 다문화 사회에서 다양성을 수용해야 하는 이유를 탐구해보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부모님 나라말 알기, 서로말 알기'라는 시간으로 다문화 학생이 직접 아침방송을 통해 각 국가의 기본 표현 한 문장씩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학생들끼리 다문화 동아리를 운영하기도 하고 다문화 관련기관 전문가의 초청 수업도 진행된다.

이와 같은 다문화 교육이 알려지면서 동광초에 전학을 오고 싶다고 하는 학생, 학부모도 늘고 있다고 한다. 한 학부모는 "올해 전학을 왔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 한국 학생들만 있는 다른 학교보다 오히려 무리지음이 없는 것 같다. 러시아계 친구를 사귀어 러시아 인사말도 곧잘 한다"고 말했다.
 
손승원 교장은 앞선 다문화 교육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다문화 가정 출신 청년들의 군 입대가 늘면서 2025년부터는 국군이 '다문화 군대'로 변모한다고 할 만큼 다문화 인구가 늘고 있다. 다문화 교육은 시대적 흐름에 따른 당연한 모습"이라며 "어릴 때부터 각국 출신 학생들과 함께 어울리며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기회가 될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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