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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다문화 2세대' 2000명…돌봄시스템·인식 개선 필수김해 다문화 자녀 현주소
  • 수정 2019.06.04 13:21
  • 게재 2019.05.21 14:40
  • 호수 423
  • 3면
  • 조나리 기자(nari@gimhaenews.co.kr)
▲ 김해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지역 다문화 자녀들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사진은 다문화체험교실 장면. 사진 제공=김해시

김해시는 전체 인구의 약 5%가 외국인주민인 '다문화 도시'다. 불신, 편견 등 외국인과 내국인 사이에 불거졌던 갈등 현상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 남아있다. 우리는 아직 국제결혼 또는 외국인 가정에서 태어난 '다문화 2세대'들의 성장 과정을 공유하는 것에 익숙하지않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 다른 문화 속에서 자라난 2세대들이 우리사회에서 잘 적응할 지에 대한 걱정과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은 다양한 민족과 문화권의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제정된 '세계인의 날'이었다. 세계인의 날을 맞아 김해 다문화 2세대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 등을 짚어본다.
 

■'다문화 2세대' 약 2000명
김해시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자체 중 가장 외국인 수가 많은 '다문화 도시'다.
김해시에 따르면 외국인주민 수는 2017년 2만 5957명에서 2018년 5% 늘어난 2만 7293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김해를 찾는 이유는 7000여 개의 중소기업에서 제공하는 '일자리'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2000년대 초반까지 3000~4000명에 머물렀던 김해의 외국인 수는 2007년 처음 1만 명을 넘겼으며, 최근 경기 침체로 증가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외국인 수는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국제결혼여성 등이 지역사회에 정착해 가정을 꾸리면서 '다문화 2세대'들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김해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다문화 가정 학생 수는 초등학교 1172명, 중학교 196명, 고등학교 79명 등 총 1447명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한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거나 불법체류자 등의 신분 때문에 학교에 등록하지 않는 어린이와 청소년까지 더하면 김해의 '다문화 2세대'는 약 2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해교육지원청 담당자는 "매년 다문화 가정 학생 수가 많이 늘고 있다. 2017년과 비교하면 300여 명 증가했다. 올해 학생 수는 더 많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언어문제' 어려움 호소
다문화 가정과 다문화 2세대가 늘면서 이들에 대한 편견이나 인식이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는 의견이 많다. 김태현 김해지역아동센터 회장은 "지역아동센터 이용 어린이·청소년의 20%정도가 다문화 2세대다. 비율이 높은 센터의 경우 절반을 차지한다. 수가 워낙 많다보니 이들을 이상하거나 특별하게 보는 아이들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문화중점학교인 대진초 박미연 다문화 담당교사 역시 "어릴 때부터 다문화를 접한 학생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반면 오히려 어른들이 신기해한다"며 어른들의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문화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어려움은 '언어장벽'이다. 중도입국을 하거나 양 부모가 외국인일 경우 언어·문화적 차이로 인해 정착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언어·문화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다문화교육기관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김해 지역에는 다문화 유치원(1개)·중점학교(1개)·정책연구학교(1개)·한국어학급(8개)·거점센터(1개)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주민이 밀집한 원도심과 진영지역에 몰려 있고,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복지 문제로도 이어진다.
동상동의 한 다문화기관 관계자는 "한국어가 안되는 학교 부적응 아동이나 중도입국 아동 들은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갈 곳이 없어 집 안에만 있거나 떠도는 아이들이 많다"며 우려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다문화 가정에서도 이혼, 가난 등으로 환경이 어려운 경우에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학교에선 기본적인 식사·간식을 제공하지만 그 외 시간에는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2만 7293명 '증가세'
초·중·고 다문화 학생 1447명
다문화교육기관 12곳 운영

중도입국 가정 '언어장벽'
2세대 정체성 혼란 겪기도
'외국 엄마' 위한 교육 필요


 
■부모 위한 교육 필요
다문화 가정과 다문화 2세대들의 사회 적응을 위해서 김해시, 김해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기관들은 가정 상담과 교육, 한식요리교실과 자녀학교적응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해시는 최근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에 대비해 5개 권역별(진영·삼안·장유·내외·동상)찾아가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대상지를 넓혀가고 있다.
다문화 2세대가 사회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돌봄시스템, 부모 교육과 함께 우리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인식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 다문화기관 관계자는 "한국 교육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면 사회 부적응 가능성도 커진다. 또래집단에 적응하기 위해선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돌봄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기관의 교육 외 '외국 엄마'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에서 태어난 2세대들은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지만, 부모들이 언어·문화적 문제를 겪으면서 2세대가 정서적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
김태현 지역아동센터회장은 "다문화 2세대를 위한 제도가 있어도 한국어를 전혀 몰라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인 정미숙(39) 씨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 국적임에도 아이들이 자기를 '반반이냐'고 물으며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외국 엄마'를 부끄러워하기도 한다"며 "엄마가 먼저 자신감을 가져야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이를 위해 '엄마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문화정책연구학교인 김해동광초 손승원 교장은 "어릴 때부터 투자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 더 큰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다. 다문화 2세대는 물론 모든 아이들이 사회에서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해시 여성아동과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시책을 발굴해 외국인 자녀들의 적응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배미진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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