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근 축사의 악취 피해를 받고 있는 주촌선천지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전경. 이현동 기자

입주민 집회·민원 등 불만 폭주
이전 부지 선정 등 난항 예상
시, "행정력 집중해 문제 해결"



김해시 주촌면 주촌선천지구 대규모 아파트 입주민들이 악취 원인으로 추정되는 인근 축사를 이전해달라며 김해시에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아파트 단지 등 주민 생활권 내 악취 문제에 대한 항의는 1500여 세대 규모의 A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지난해 6월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올해 초에는 3500여 세대 규모로 조성된 B 아파트에도 입주민들이 들어오면서 인근 축사 악취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불만도 더 늘어났다. 이곳은 오는 2021년까지 총 7500여 세대가 들어올 예정이다.

악취는 주촌선천지구 아파트 단지에서 500m~4㎞ 떨어진 주촌면 선지리·원지리 일대 축사 8곳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0여 년 전부터 이곳에 위치한 이들 농가는 현재 약 1만 9000여 마리의 돼지 등 가축을 사육하고 있다.

축사와 가장 인접한 B 아파트의 입주민 이 모(46) 씨는 "때 이른 무더위가 시작됐는데, 악취 때문에 야외활동도 하기 어렵고 창문도 열 수가 없다.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는 저녁 시간대가 되면 악취가 더 심하다"며 "악취문제로 민원이 발생하자 뒤늦게 저감사업 등을 실시하는 김해시의 행정이 아쉽다"고 말했다.

악취에 시달리던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달 23일 김해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해시는 주촌선천지구 악취의 원인인 축산 농가를 이전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축사 이전과 더불어 이전 전까지 악취저감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그동안 악취로 인해 받은 피해를 보상할 것을 시에 요구하고 있다. 김해시청 민원게시판 역시 올해 초까지는 단순히 '악취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게시물이 많았지만 2월께부터는 축사를 아예 이전해달라는 내용의 민원이 약 40건 올라오는 등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처럼 입주민들이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김해시에 축사 이전 등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려운 실정이다.

축사 악취는 일반적으로 축사 내 누적된 돼지 배설물(암모니아·황화수소), 퇴비 보관, 분뇨 이송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김해시는 지난해 10월 3억 5000만 원의 비용을 투입해 고농도 산소수공법 악취저감기술을 전 축산농가에 설치하고 올해 2월에는 실시간 악취 모니터링을 위한 24시간 비상근무요원을 배치하는 등 악취저감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겪는 악취피해는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어 시에서도 불가피하게 축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인력에 비해 나타나는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주 부지 선정, 해당 이주지역 주민들과의 마찰, 예산 문제 등으로 인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해시 수질환경과 관계자는 "악취저감사업만으로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축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더러 이전하더라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공무원들도 주촌선천지구 일대에 직접 가 악취를 맡아봤으며 입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전 행정력을 동원해 주촌 주민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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