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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게마인데 주민총회
  • 수정 2019.06.05 09:13
  • 게재 2019.06.05 09:09
  • 호수 425
  • 11면
  • 강재규 김해뉴스 독자위원·인제대 법학과 교수(report@gimhaenews.co.kr)
▲ 강재규 김해뉴스 독자위원·인제대 법학과 교수

경남 자치분권협의회에서는 지난 5월 23일부터 29일까지 1주일간 민주주의의 원형이 살아 움직이는 스위스의 실상을 직접 체험하고 공부하기 위해 스위스 출장을 다녀왔다. 경남도 주민자치분권 위원 10명, 경남도와 시군 담당 공무원 8명, 경남도의원 3명 등 모두 21명이 참여한 환상적인 조합이었다.

필자는 지금까지 외국 출장을 많이 다녔다고는 할 수 없지만, 국제학술대회 참석이나 연구차 꽤 많은 국가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번 스위스 방문의 경우에는 일정이 너무나 팍팍해 힘든 여정이었지만, 유례없는 알찬 경험을 했다.

인구 약 824만 명, 면적 4만 1285㎢로 한반도의 약 5분의 1,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의 약 3배, 국토 대부분이 초지이자 호수의 나라 스위스는 물이 깨끗하고도 풍부하며, 한국의 도시에서는 일상인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은 눈 비비고도 찾아볼 수 없는 멋진 풍광의 나라였다.

도시라 해도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 사무실 빌딩이나 아파트가 아닌 저층의 주택들, 오랜 역사와 전통이 버무려진 도시와 농촌,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을 이렇게도 조성할 수 있다는 게 꿈이 아니라 현실일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목격했다.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주의의 핵이 실질적으로 작동되는, 스위스 지방자치단체인 게마인데 비쇼프스첼과 비텐바흐 주민총회를 일행이 나눠서 참관했다.

필자가 속한 경남도 자치분권 협의회 소속 구성원들은 인구 약 6천여 명의 비쇼프스첼 주민총회를 참관했다. 주민총회는 주민들의 편의를 고려해 저녁 8시부터 시작되었다. 주민총회의 주요 안건은 지난해의 게마인데 결산승인, 시민권 부여 결정, 기타 지역 현안에 관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먼저 시장이 구체적인 결산상황에 대한 설명을 한 후 주민들의 의견을 묻고, 안건마다 거수로 승인 여부를 결정했다. 시민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시장이 일일이 답변을 하고, 부족한 부분은 부시장과 담당 국장들이 부연 설명을 했다. 놀라웠던 것은 시장이 손을 든 시민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는 것이었다. 주민총회에는 2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하였음에도 시장은 손을 든 시민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해 호명하는 것을 보면서, 평소 시장과 집행부 및 시민 사이에 얼마나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스위스 연방헌법 제37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와 주의 시민권을 가진 사람은 스위스시민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지방자치단체인 게마인데가 주민총회에서 시민권 부여 여부를 의결하면 동시에 연방의 시민권자가 되는 것이다. 함께 얼굴을 맞대고 살아가는 게마인데 주민들이 그 사람의 상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으니, 아주 합리적인 제도라 판단된다.

주민총회에 앞서 교회의 종소리에 잠을 방해받는다는 주민의 이의제기에 대해 시에서는 전문가를 통해 미리 소음을 측정하고,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방안을 마련할 것인지 토론을 거쳐 매듭을 짓는 모습, 그리고 주민총회가 끝난 후 수고한 시장에게 시민들이 직접 휴가증을 발급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스위스의 민주주의가 너무도 부러웠고, 우리가 가야 할 진정한 자치분권의 길을 스위스 게마인데 주민총회에서 찾을 수 있을 듯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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