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6시 관광안내소 출발
분산성·테마파크 3시간 30분 코스
해은사·충의각·봉수대 유적지 방문
'왕후의 노을'·시내 야경에 '탄성'
지난 8일 오후 5시 50분. 김해종합관광안내소 앞에 '김해시티투어'라고 적힌 버스 한 대가 섰다. 상기된 표정의 관광객 16명이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정확히 6시에 출발했다.
관광객 5팀 중 4팀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팀이었다. 한 팀은 갓 결혼한 신혼부부였다. 두 돌이 채 안 된 최연소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모두 부원·삼계·장유 동에서 온 김해시민이었다.
김해시는 지난달 11일 김해시티투어의 새 상품 '별빛 코스-야간 시티투어'를 내놓았다. 아름다운 노을과 도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상품이다. 분산성에 들러 해은사·충의각·봉수대를 둘러보고, 김해가야테마파크에서 미디어파사드 쇼를 관람하는 3시간 30분 코스로 이뤄져 있다.
버스가 출발하자 김명화 문화관광해설사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야광 목걸이와 부채, 볼펜 등의 기념품을 관광객들에게 전달했다. 버스 안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30분이 채 안 돼 버스는 어방동 분산성에 도착했다. 분산성은 가야 때 건립된 것으로 전해진다. 일자로 늘려보면 약 1k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871년 조선시대에 개축했으며 1970년대 훼손된 부분들을 복원했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린 관광객들은 해설사를 따라 해은사로 향했다. 5분쯤 걸었을까. 갑자기 시야가 확 트였다. 신어산과 돛대산, 김해공항, 낙동강 등 김해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들이 마치 모형처럼 앙증맞았다.
곧 첫 목적지인 해은사에 닿았다. 김 해설사는 "무사히 바다를 건너 가락국으로 온 허왕후가 이를 감사드리기 위해 지은 절"이라고 설명했다. 대왕전의 열린 문 틈 사이로 초상화 두 점이 보였다. 조선후기에 그려진 수로왕과 허왕후의 영정사진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해은사에서 봉수대를 향해 걷다보면 충의각과 마주하게 된다. 충의각은 분산성의 수축내력이 적힌 비석들을 보존하기 위해 세운 건물이다. 분산성을 보수하고 쌓은 고려 말 박위 장군과 조선시대 정현석 부사, 또 이를 허락해준 흥선대원군을 기리는 비석 4개가 서 있다.
분산성 꼭대기에는 봉수대가 자리한다. 김 해설사는 "분산성 고지도를 보면 우물 4개, 연못 2개, 봉수대 5개가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지금은 봉수대 하나만 복원이 돼 있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은 봉수대에 올라가 김해시내를 내려다 본 후 함께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다음 코스인 김해가야테마파크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 승차장을 향해 걸을 때였다. 저 멀리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김 해설사는 "저 노을은 '왕후의 노을'이라고 불린다. 노을 진 하늘 바로 아래 허왕비릉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해가야테마파크에서는 두 가지의 미디어파사드 쇼가 상영된다. 먼저 8시, 철광산 공연장 앞에서 '철광산 심포니'를 관람했다. 가야의 건국신화를 모티브로 만든 6분짜리 영상이었다. 이어 가야왕궁으로 자리를 옮겨 가야 여전사를 다룬 8분짜리 영상을 시청했다.
특히 가야왕궁 내 태극전에는 체험을 위한 각종 첨단장치가 설치돼 있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아이들은 직접 터치스크린을 조작하며 수로왕 탄강설화와 허왕후 신행길을 체험하고 즐겼다. 아이들의 뜨거운 반응에 투어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밤 9시. 김해가야테마파크를 끝으로 시티투어 일정이 모두 끝났다. 버스는 다시 일행을 태우고 20분 만인 밤 9시 20분쯤 첫 출발지인 김해종합관광안내소에 도착했다.
투어를 마친 이은숙(42·삼계동) 씨는 "김해에 산지 10년이 넘었다. 늘 외부로 나갈 생각만 하다가 우연히 정보를 접하고 이번 야간투어에 참여하게 됐다. 최소한의 경비로 최대한의 김해를 본 듯한 느낌이다. 야경이 너무 예뻤다"며 소감을 밝혔다.
엄마와 함께 참여한 임윤서(9·주촌면) 양은 "책에서 본 봉수대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신기했다"며 "특히 터치스크린으로 가야의 역사를 체험한 것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야간시티투어는 오는 8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에 운영된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시 관광과(055-330-4441) 또는 미래고속관광(055-333-6300)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참가비 5000원.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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