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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치료 조기 진단이 ‘먼저’
  • 수정 2019.06.26 09:25
  • 게재 2019.06.26 09:19
  • 호수 428
  • 10면
  • 이경민 기자(min@gimhaenews.co.kr)

대부분 비폭력 성향, ‘치료장벽’부터 풀어야


미국의 수학자 존 내쉬. 게임이론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균형 개념인 '내시균형'을 정립한 그는 1994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수학천재이자 미국 MIT 교수로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말하기 힘든 아픔이 있었다.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조현병'이다.
존 내쉬를 모델로 한 할리우드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육체의 고통이 아닌, 정신의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 극복하기까지의 여정이 얼마나 멀고 힘든지 보여준다.
아름다운 영화와는 달리 현실에 나타난 조현병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경남 진주 안인득 사건과 창원 할머니 살해, 부산 친누나 살해 등 조현병 환자에 의한 폭력 행위가 최근 잇따르면서 질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조현병이 영화처럼 낭만적일 수 있을까? 현실처럼 폭력적이고 두려움의 대상일까?
동아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재홍 교수는 "대부분 조현병 환자들은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무서워하고 혼자 지내거나 밖을 나오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며 "조현병 환자 폭력성은 병과 상관없이 원래 폭력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었거나 아니면 일반인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조현병은 100명 중 1명꼴
조현병에서 조현(調絃)은 '현을 고르다'는 뜻이다. 바이올린 현처럼 연결돼 있는 우리 뇌의 신경구조가 조율이 잘 되지 않아 온전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상태를 의미한다.
정신분열이라는 용어에 내포된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고자 개정된 진단명이 조현병이다.
조현병 유병률은 1% 이다. 100명 중 1명꼴이다.
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신경전달물질의 균형 이상, 유전적 소인, 비이상적인 신경증식, 심리적·환경적·사회문화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어느 것도 확정적이지는 않다. 다만 현대 의학의 발달로 조현병이 뇌의 병이라는 것은 분명해지고 있다.
 
■증상은 다양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조현병은 비정상적인 사고와 현실에 대한 인지능력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질환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나 행동, 사고장애 증상이 나타나며, 사회적 위축 및 감정 반응 저하 등도 동반되는 질병이다.
사고 장애와 부적절한 행동은 생각과 행동이 혼란스러워 보이는 증상들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 나를 해치려 하고 있다고 믿는 경우도 있다.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은 부적절한 행동이 나타날 수 있으며, 무기력하고 우울해 보이기도 한다.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불안감과 초조함, 수면장애, 집중을 못하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특이한 생각과 행동, 의미 없는 말, 정서불안을 보이기도 한다.
이 같은 조현병은 보통 수개월 내지 수년에 걸쳐 서서히 발병한다.
 
■환자 대부분은 비폭력적
모든 조현병 환자들이 공격적이고 폭력적이라는 것은 잘못 알려진 것이다.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망상으로 인해 상대방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함이다.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 조현병 환자들은 대체로 안전하고 공격적이지 않다. 2017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총 범죄자 숫자 중에서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의 비율은 0.5%이다. 정신장애 유병률이 1%인 것을 감안할 때 조현병 환자들의 폭력성은 최근 언론보도처럼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모든 조현병 환자가 강제 입원되거나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환자의 망상이나 환청으로 자신이나 남을 해칠 가능성이 큰 경우, 적절한 진단과 평가가 필요한 경우, 약을 먹지 않고 치료를 거부해 증상이 갑자기 나빠지는 경우 등은 강제입원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당뇨·고혈압처럼 꾸준한 관리 필요
조현병의 경과는 매우 다양하다고 알려져 있다. 일부 환자는 완전히 회복되며 어떤 환자는 좋은 사회적 기능을 보이기도 하는 반면 어떤 환자는 만성적인 장애 상태에 머무르기도 한다. 당뇨와 고혈압처럼 꾸준히 관리를 해야 하는 질병으로 약물복용을 중단하면 5년 안에 80%가 재발한다. 그러나 약물 및 증상관리를 꾸준히 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한 질병이다.
박재홍 교수는 "조현병 치료는 전문가에 의한 조기 진단과 병의 시기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모든 병이 그러하듯, 초기에 조현병이 발생했다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나, 초기를 놓치면 점점 병을 고치기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조현병 치료는 약물치료와 심리 사회적 치료가 있다. 심리 사회적 치료에는 가족치료, 인지행동치료, 지원고용, 일상생활 훈련, 사회기술 훈련, 조기중재, 동료지원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조현병은 격리와 감금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박 교수는 "조현병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하는 것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치료의 장벽을 이 사회가 만들어 치료를 받지 못하도록, 초기에 치료시기를 놓치게 만드는 불행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다"며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한 어떠한 불편이나 불이익을 염려하지 않고 치료받는 사실을 감출 필요가 없는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조현병 환자나 우리 모두를 위해 절실히 필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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