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영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김해시는 지난 2006년부터 666억원을 들여 강변여과수 개발사업에 착수해 2017년 9월부터 시 전역에 하루 18만t의 강변여과수를 공급하고 있다. 모든 시민이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물 복지도시 김해'를 추진하면서 낙동강 표류수를 사용하던 이전과 달리 원수 구매비와 약품비 등 유지 관리비가 연간 24억5,800만 원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하였다. 김해시 수돗물의 브랜드가 된 '찬새미'는 미국 FDA 수질 검사 통과, 수돗물 범국민운동기구인 '수돗물시민네트워크'가 주최한 수돗물시민대상 지자체 최초 수상, 미국NSF인증 심사 통과 등 대내외적으로 맑고 깨끗한 물로 인증을 받으며 시민들이 믿고 마실 수 있는 물임을 믿어 의심치 않게 하였다.

그러나 찬새미가 강변여과수와 낙동강 표류수를 절반씩 섞은 물이라는 것을 아는 김해시민들은 흔치 않다. 김해의 수돗물은 생림면 딴섬의 강변여과수와 표류수를 각각 취수해 삼계와 명동에 있는 정수장으로 보내져 염소소독제와 응집제, 오존 등으로 고도정수처리되어 각 가정으로 보내진다.

시민들은 이 과정에서 되도록 수처리용 약품 투여를 적게 하기를 바란다. 염소 소독과정에서 발생해 방광암, 대장암, 직장암 등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에 대한 불안이나, 악취와 독성물질 제거용인 분말활성탄과 응집제에 잔류 알루미늄 같은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이 포함된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김해시에서도 이러한 시민들의 수처리용 약품에 대한 불안감을 알기 때문에 강변여과수 공법으로 인한 수돗물 안정화를 꾀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해시도 절감될 것이라 예상했고 마땅히 줄어들었어야 할 약품 투여량은 어떻게 되었을까. 김해시 정수과로 알아본 자료에 의하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정수장별 염소 주입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물론 단순하게 염소투여량만 가지고 비교할 수는 없다. 정확하게는 1L 당 몇 mg의 양이 투여되었는지 연도별, 월별, 일별 비교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김해시의 자료에 의하면 염소 주입량이 2014년에 비해 2019년의 2.7~4.2mg에서 0.8~0.9mg으로 눈에 띄게 줄긴 하였으나 줄어드는 시점이 강변여과수가 공급되기 시작한 2017년 9월 이후가 아니라 2016년 9월 이후다. 염소소독부산물인 총트리할로메탄이 줄어든 시기도 2017년 9월이 아니라 2016년 9월 이후다. 낙동강 표류수만을 취수했던 2016년 9월 이후 한 해 동안 어떤 일이 있었길래 염소주입량이 줄어든 것일까.

서울의 염소 주입량이 0.45mg 전후라는 서울시 수도과 직원의 말을 듣고 김해시 정수과에  강변여과수로 더 좋은 수질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왜 김해시민은 서울보다 2배 더 염소를 섞어 마셔야 하냐고 하니 낙동강 하류에 살면서 서울하고 비교하는 것이 잘못 되었다는 직원의 말에 씁쓸하기도 하다.

조류 발생과 낙동강수질 악화에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선전할 만큼 강변여과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지만 절반이 표류수를 섞고 있는데 과연 안전하다는 말이 맞나 싶다. 표류수만 먹고 있는 부산에서 작년에 낙동강 녹조로 정수장의 침전과 여과, 활성탄 정수 기능이 마비돼 수돗물 블랙아웃을 2~3일 남겨 둔 적도 있었다는 얘기가 남의 지역 이야기로만 여겨도 되는 일인지도 불안하다.

삼중수소 방사능 논란으로 안정성이 제기돼 전면 중단되었던 기장 해수담수화 수돗물도 받았던 미국NSF인증을 서울,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받았다는 것이 과연 크게 환영받을 만한 일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김해 수돗물의 절반은 낙동강 표류수다. 4대강 보로 막혔다가 세종보와 공주보의 수문을 개방하게 된 금강은 6월 21일 현장 모니터링 결과 녹조가 전혀 없이 맑은 물이 흐르고 생명들이 돌아왔다. 반면, 함안보와 합천보로 막힌 낙동강은 녹조가 창궐했다. 20일 함안보 구간에서는 조류경보 '관심'단계 발령이 내려졌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자연의 원칙을 비껴갈 수 없다는 것을 매년 반복하면서도 함안보, 합천보의 수문은 열릴 기미가 안 보인다. 인위적으로 정화하는 약품이 과다하게 투여되지 않은 깨끗하고 맑은 물을 마시고 싶다면 김해에서도 수돗물의 절반에 해당하는 낙동강의 표류수의 수질에 집중해야 한다. 김해에서 강 건너 불 구경하고 있는 녹조 발생 문제, 함안보와 합천보의 해체 문제에 목소리를 내어야 하는 이유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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