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을 통한 근본치료


진료실에 있다 보면 "조금만 걸어도 허리, 다리가 아파서 쉬었다 가야합니다"라고 말씀하시는 환자분들을 하루에도 수십 명을 보게 된다. '척추관 협착증' 증상이다. MRI 검사를 통해 척추관 협착증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이란,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려져 생기는 질환으로 척추관 내부로 인대나 뼈들이 자라 들어가는 것이다. 하수도관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찌꺼기가 쌓여 관이 막히게 되는 원리와 비슷하다. 척추관, 혈관, 담관 등 우리 몸에 있는 관들 역시 오래 쓰다 보면 하수도관처럼 막힐 수 있다. 뇌혈관이 막히면 뇌졸중(중풍), 심장혈관이 막히면 심근경색, 담관이 막히면 황달, 척추관이 막히면 척추관 협착증 등의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의술이 발달함에 따라 평균수명이 많이 연장되어 100세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수명이 연장되면서 우리 몸도 오랜 시간 쓰다 보니 그에 따른 퇴행성 질환이 많이 증가하게 되었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 척추관 협착증 등이 대표적인 질환들이다. 그렇다면, 고령 환자의 척추관 협착증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가?

예전에는 척추관 협착증을 해결하기 위해 전신마취를 하고 광범위하게 뼈와 인대를 제거한 후 나사못으로 척추를 고정하는 수술을 많이 시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술방법의 경우 대부분의 척추관 협착증 환자들이 고령이다 보니 전신마취에 따른 위험, 수술 이후 후유증 및 합병증의 위험에 노출되는 경향이 있었다. 때문에 근본치료 자체를 포기하고 통증 주사를 맞거나 진통제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하루를 살아도 곧게 허리 펴고 편안하게 걸어 다니면서 살고 싶다는 환자들의 욕구가 늘 있었기에, 필자 뿐 아니라 척추 전문의들이 안전하고 근본적으로 척추관 협착증을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연마해왔다.

내시경을 통한 척추관 협착증 치료가 그것이다. 내시경을 이용한 치료는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고 피부를 크게 절개 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고령 환자의 경우에도 안전하고 근본적으로 척추관 협착증 치료를 할 수 있다. 내시경 치료는 좁아져 있거나 막혀 있는 척추관을 넓히기 위해 0.5cm에서 1cm 미만의 피부 절개를 한 후, 내시경을 삽입하여 척추관 내 찌꺼기를 제거하게 된다. 막힌 하수도관을 뚫기 위해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지 않고 조그만 구멍을 내서 내시경으로 관 안에 쌓여 있는 찌거기만을 섬세하게 제거하는 것과 같다.
 
어차피 운명은 정해져 있다며 치료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면 수명연장도 없었을 것이다. 하루를 살아도 아프지 않고 살고 싶다는 욕구가 없었다면 내시경 치료법도 개발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아픈 채로 살아야 하나, 나사못 고정술 수술을 해야 하나 라는 척추관 협착증 환자들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게 되었다. 김해뉴스 김해 바른병원 원장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