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 유벤투스 호날두(가운데)가 경기 시작전 벤치에 앉아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K리그 선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결장한 것과 관련, 팬들의 실망과 분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이번 대회를 주최한 회사의 계약 위반 부분에 대한 위약금 청구 절차를 밟을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은 27일 "유벤투스가 경기장에 늦게 도착함에 따라 친선경기 개최 시간이 50분간 지연됐다"면서 "호날두가 근육에 이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당초 계약과 달리 경기에 출장하지 않아 축구 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리게 돼 깊이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사과문을 발표한 연맹은 조만간 이번 유벤투스와 친선경기 주최사(더페스타)의 계약 위반 부분에 대한 위약금 청구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프로연맹은 유벤투스 방한 경기 진행을 주최사에 일임하면서도 '호날두는 45분 이상 출전하고 유벤투스 주전급 선수들이 경기에 뛰어야 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넣도록 요청했다.

연맹은 이어 주최사와 유벤투스 간 계약서에도 '호날두 45분 이상 출전' 내용이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은 "호날두가 뛸 예정이었는데, 근육 상태가 좋지 않아 안 뛰는 게 나을 것 같아 안 뛰도록 결정했다"고 호날두의 결장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을 수 있는 단서 조항으로 "부상 또는 불가항력의 사유'를 계약서에 넣었다. 하지만 불출전 사유가 생기면 사전에 통보하고 이를 입증하도록 요구했다.

그런데도 유벤투스는 경기 전날 호날두의 '결장'을 결정하고도 이 사실을 프로연맹에 알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벤투스 선수단이 경기 킥오프 시간을 넘겨 4분 넘겨 '지각' 도착하고 57분이나 지나 경기가 시작됐음에도 관중들은 호날두가 '최소 45분'을 뛸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호날두는 초록색 조끼를 입은 채 벤치를 달궜고, 끝내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프로연맹이 사과문 발표 후 주최사 상대로 위약금 청구 절차를 밟을 예정인 가운데 주최사가 유벤투스에 호날두의 의무 출전을 확실하게 알렸는지와 호날두의 결장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았는지 등이 새로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는 호날두의 출전 없이 3-3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후반전이 끝나가도록 호날두가 나오지 않자 경기장 곳곳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또 이날 경기장을 찾은 수만명의 팬들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김해에 거주하는 한 축구팬은 "호날두 경기를 보기 위해 아들과 함께 어렵게 경기장을 찾았다"며 "수많은 축구팬을 실망시킨 세계적인 스타의 행태에 분통이 터진다.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위약금을 받는 것은 물론 팬 입장에서는 손해배상 소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고 말했다.

이날 입장권은 호날두의 출전 소식이 전해지자 최고 40만원짜리 프리미엄존을 포함한 6만5천 장이 2시간 30분 만에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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