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모 방송국의 드라마 중 '천일의 약속' 이라는 방송이 꽤 인기가 높았었다. 예쁜 유명 여배우가 알츠하이머병 환자로 열연을 펼치다 보니 안타까움과 더불어 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더불어 '저렇게 젊은 사람에게도 치매가 올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던 드라마였다.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병 중 하나가 알츠하이머병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인체의 여러 장기 중 선택적으로 뇌세포만 빨리 죽어가는 병이다. 1906년 독일인 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가 학회에 환자를 처음 보고한 이후 그의 이름을 따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불린다.
 
전체 치매 환자 중 약 40~50% 정도가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이고, 그 중 65세 이전에 치매가 발병하는 경우를 조발성(Early-onset)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부른다.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알츠하이머병 중 약 5%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다시 말해 드물지만 젊은 나이(보통 20~60세 사이)에도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이 병에 걸린 부모 또는 조부모로부터 발병유전자(아밀로이드 단백질 관련 유전자-APP gene, 프레세닐린 관련 유전자-PSEN1, PSEN2 gene)를 물려받은 아주 소수의 사람에서만 발병한다.
 
만약 발병 유전자를 물려받은 경우에는 젊은 나이부터 인지기능의 저하가 나타나 비교적 빠른 속도로 진행하여 사망하기 때문에 노인성 알츠하이머병에 비해 예후가 나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만 해당되지 거의 대부분의 치매환자들은 유전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비록 드라마이긴 했지만 꽃다운 나이에 알츠하이머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고 병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주인공과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다가옴을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약속을 지키려 했던 한 남자의 슬픈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애태우게 했다. 더욱 안타까운 현실은 알츠하이머병이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완전한 치료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치매 증상의 개선과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약물은 개발돼 사용되고 있어 약물치료와 더불어 주위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이 함께 더해진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병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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