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이 함께 나무·풀 등 자연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하며 숲 산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대상 숲 산책 활동
이달 말까지 매주 토요일 진행
단순 체험 탈피 '관계형성' 초점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이 김해 도심 속 숲을 매개로 교류하는 체험활동이 호응을 얻고 있다.

김해 생활자치커뮤니티 우리동네사람들은 지난 5월부터 8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총 16회에 걸쳐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이 함께하는 숲 체험 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활동은 산림복지진흥원의 '2019 녹색자금 지원사업 공모'에 우리동네사람들이 선정돼 진행되는 것으로 시각장애인 20명과 비시각장애인 20명이 짝을 지어 함께 손을 맞잡고 숲을 산책하는 활동이다. 지난 17일에는 장유 덕정공원 무장애 나눔길에 집결해 함께 숲 산책 체험을 진행했으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우리동네사람들은 장애인들, 특히 시각장애인이 야외 여가 활동을 즐길 여력이나 기회가 매우 적다는 점에 주목해왔다. 이들의 생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들을 편견 없이 바라보는 사회적 관계망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관련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마침 김해시가 녹색자금 5억 원, 시비 4억 원을 들여 무장애 나눔길을 지난해 말 완공해 5월부터 이번 체험 활동을 진행하게 됐다. <김해뉴스>도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행사를 후원한다.

단순 숲 체험 활동이 아닌 '관계형성'에 초점을 맞춘 활동이기 때문에 참가자 모두 만족도도 높다. 비시각장애인도 '봉사자'가 아닌 '참가자'이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받는 관계에서 벗어나 상호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시각장애인 참가자 김기환(76) 씨는 "눈이 불편하지만 장애인도 사회적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를 똑같이 갖고 있다. 그래서 숲 활동을 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 안에서 생겨나는 관계·소통이 무엇보다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비시각장애인 참가자인 최운영(31) 씨 역시 "보이는 것에만 의존하던 삶에서 벗어나 시각장애인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문이 열린 것 같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그들에게는 불편함이 없을까 생각하게 됐다"며 소감을 전했다.

우리동네사람들 강미경 간사는 "주말에 개인 일정을 접어두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에 참가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이번 활동이 숲을 활용한 다양한 관계 증진 프로그램이 이렇게 가능하다는 것을 지역사회에 알리고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