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민극단 3기는 오는 9월 4일과 5일 영화 ‘써니’를 연극으로 각색해 김해서부문화센터 하늬홀 무대에 올린다. 지난 4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21명의 단원들이 직접 배우로 열연한다. 단원들은 공연을 앞두고 매일 연습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이경민 기자


김해시민극단, 연극 '써니' 공연
9월 4~5일 서부문화센터 하늬홀
단원 "긴장되지만 잘할 것" 다짐



"잘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요."

지난 16일 오후 7시 김해서부문화센터 연습실에서 영화 '써니'의 주제곡이 흘러나왔다. 김해시민극단 3기 단원들은 경쾌한 음악에 맞춰 밝은 표정으로 몸을 흔들어댔다. 똑같은 동작을 수차례 반복하면서도 지친 기색이 전혀 없었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김해서부문화센터는 지난 4월부터 김해시민극단 3기를 운영하고 있다. 김해시민극단은 시민들에게 공연예술제작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김해문화재단이 2017년부터 진행해온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면 매년 한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올해는 강형철 감독의 영화 '써니'를 연극으로 각색해 9월 4일과 5일 김해서부문화센터 하늬홀에서 선보인다. 지난 4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21명의 단원들이 배우로 열연한다. 단원들은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매일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 연극 ‘써니’ 포스터. 사진제공=김해문화재단

연극 '써니'에는 7명의 단짝 여고생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언제나 함께 하자는 맹세로 칠공주 '써니'를 결성하지만 뜻밖의 사고로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그로부터 25년 후 써니의 리더였던 춘화와 나미가 우연히 만나게 되고, 가족에게만 매여 있던 나미는 일상에서 벗어나 그 시절 친구들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과거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이날 연습은 성인이 된 춘화와 나미가 재회하는 장면에서 시작됐다. 춘화 역의 단원이 감정에 취한 듯 눈물을 보이며 담담하게 대사를 읊었고, 다른 단원들도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몰입했다. 이어 장면이 바뀌자 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여고생 특유의 고음을 내며 깔깔 웃어댔다. 원작에서 화제가 됐던 걸쭉한 욕설도 쏟아졌다. 서로가 단짝 친구처럼 편안해 보였다. 

7명의 주인공들은 모두가 주부이다. 대부분이 일을 병행하고 있지만 연습에 빠지는 일은 거의 없다. 그동안 협조해 준 가족들과 공연을 보러올 지인들을 생각하면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진희 역의 송영주(36·율하동) 씨는 "연습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지 몰랐다"며 "덕분에 현재 느끼는 만족도는 매우 높다. 처음과 지금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춘화 역의 김수미(41·율하동) 씨는 "무대에 오르는 사람들은 끼가 많고 재능이 있는 특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막연하게 나도 올라가보고 싶다는 마음만 갖고 있었는데, 우연히 공개 오디션 공고를 보고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업주부니까 늘 가족을 챙기느라 바빴지만 요즘은 내가 우선인 삶을 살고 있다. 발전하고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어 기쁘다. 긴장은 되지만 무대에 오르면 더 잘할 거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극단 '이루마'의 이정유 대표가 맡았다. 단원들은 약 4개월 동안 이 대표의 지도 아래 연극 발성법, 동작, 표정 연기 등을 차근차근 배워왔다. 

이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로 단원들이 연기만 배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내면의 변화가 밝고 긍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느낀다"며 "시민극단을 볼 때면 매순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신선하다.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김해문화재단 서부문화팀 박성대 팀장은 "지역민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젝트"라며 "모두가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관람해주시고, 김해시민극단의 뜨거운 열정을 격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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