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육아나눔터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2월 개소 '공동육아나눔터 1호점'
독박육아 탈피·출산 독려 취지
참여 가족들 호응·재방문율 높아
힘들었지만 유익한 경험·부모들도 만족감


 

▲ 본보 이현동 기자가 지난 16일 김해시 외동 공동육아나눔터를 방문해 일일 아빠체험을 하고 있다. 이경민 기자

"김해 공동육아나눔터 2호점이 율하에 문을 열었다네요. 이참에 취재도 할 겸 1호점에서 공동육아체험을 해보는 게 어떨까요?"

선배 기자의 강압적인(?) 취재 지시를 듣자 난감했다. 아이는커녕 결혼계획도 없는 총각에게 일일 아빠체험을 하라니…. 육아라고는 꿈에서도 해본 적 없었기에 겁부터 덜컥 났지만 미래에 태어날 내 아이를 생각하며 마음을 굳게 먹고 회사를 나섰다.

그렇게 지난 16일 오전 김해여객터미널 4층에 위치한 김해시건강가정지원센터 내 '공동육아나눔터 1호점'을 찾았다. 지난해 2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곳은 지난해 이용 인원이 60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젊은 부모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공간이다. 이날 진행된 프로그램은 '아이와 부모가 즐거운 공동육아나눔터'로서 독박육아에서 벗어나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된 공동육아 프로그램이다.

최근 김해시가 인구정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출산독려 분위기를 조성하고 건강한 보육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기자가 직접 공동육아나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시작 시간에 맞춰 유아체육교사와 부모·자녀 각 1명씩으로 구성된 15개 팀이 각자 손을 맞잡고 차례로 공동육아나눔터로 들어왔다. 아빠 참여자도 둘이나 있었다. 동질감·존경심이 동시에 느껴져 기분이 묘했다. 이내 2~4세 아이 15명이 사방팔방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바로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힘겨울 정도로 시끄럽고 정신이 없었다.

그러는 와중에 유아체육교사의 진행에 맞춰 공동육아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생전 처음 해보는 경험에 어떻게 해야 할지 헤매던 순간, 프로그램 담당자가 "체육교사 옆에서 진행 도우미를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어떻게든 아이들의 틈에 섞이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만 했다. 도우미로서 아이들에게 장난감·도구 등을 나눠주자 다가가는 것이 한층 수월해졌다. 아이들도 밝게 웃으며 흘러나오는 동요에 맞춰 춤을 췄다. '아빠미소'가 절로 나왔다.

"안녕~" 인사를 건네며 친한 척(?)을 하자 몇몇 아이들이 신기하다는 듯 인사와 장난을 받아주기 시작했다. 감격스러웠다. 엄마들도 "삼촌한테 가봐"하며 총각기자의 육아체험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재차 감격스러웠다. 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아이들을 돌보고 소통하다보니 힘들고 지치면서도 '아이 키우는 재미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감정이 느껴졌다. 고작 1시간여 공동육아를 체험했을 뿐이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고충·노고가 조금이나마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이지훈(3) 군을 키우는 변 모 씨는 "지인 소개로 공동육아나눔터에 처음 와봤다.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아이가 너무 해맑게 잘 놀아서 덩달아 즐거웠다. 아이를 데리고 자주 오고 싶다"며 만족해 했다. 이경민(3) 군과 함께한 이 모 씨 역시 "아이들과 부모들이 뭘 좋아하고 원하는지 알고 준비해줘서 좋다"며 "웬만한 유료 프로그램보다 훨씬 유익하고 좋다. 주변 엄마들에게도 많이 소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공동육아나눔터 최혜원 담당자는 "아이와 부모들이 모두 만족감을 느껴서 감사하다. 아이는 사회성·친밀감 등을 기를 수 있고 부모들은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하다. 9~10월에도 오감발달 등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으니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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