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오는 12월 15일까지 큐빅하우스에서 특별전 ‘고양이 시점’을 진행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여상희·이경미·강경연·김연 작가 작품. 사진제공=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클레이아크 특별전 '고양이 시점'
12월 15일까지 큐빅하우스
회화·도자·사진·영상 등 50여점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전시가 김해에서 펼쳐진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오는 12월 15일까지 큐빅하우스에서 특별전 '고양이 시점'을 연다. 이번 특별전은 김해서부문화센터 스페이스 가율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전시이다. 강경연·김연·여상희·이경미 작가가 참여해 회화·도자·사진·영상 등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고양이 시점은 반려동물문화를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작가들은 각자가 지닌 고양이 관련 이야기들을 작품에 풀어냈다.

강경연 작가는 한국 도자계의 중진작가이다. 그는 유년 시절 동물과 함께 성장·교감했던 경험에 신화적 상상력을 더해 도자 조형 작품 '데이드림(Daydream)'시리즈를 제작했다.

강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검은 고양이는 작가와 오랜 세월을 함께 한 고양이 '까몽이'이다. 까몽이의 마법 같은 유연성과 고고한 매력은 작가에게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었다고 한다.

또한 그의 작품에는 인간이 동물과 교감을 넘어 대화도 할 수 있다는 동화적 상상력이 담겼는데, 이는 작가가 빚어낸 '반인반묘(半人半猫)' 형상의 도자 부조 작품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연 작가는 고양이를 혐오하거나 연민하는 양가적인 감정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길고양이들의 안식처를 마련해주기 위해 섬유공장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천으로 '캣고리'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작가의 고양이 혐오가 연민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녹아있다.

김 작가는 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고양이'에 나오는 바스테트와 피타고라스를 활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자신의 작품 소재인 고리와 결합해 이미지를 디자인했다.

뿐만 아니라 고양이의 강렬한 눈빛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영상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여상희 작가는 도심 난개발로 생존위협을 받는 고양이들의 현실을 사진과 설치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작가는 우연히 재개발 지역에서 길고양이를 구조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고양이에 관심을 두게 됐다.

작품 '절망의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대전의 재개발지역에서 직접 고양이를 구조했던 기록을 다룬다. 약 2년간의 활동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펼쳐진다. 작가는 자본 중심의 도시 구조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이 밀려날 수 있으니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전한다.

이경미 작가는 자신이 길렀던 고양이 4마리를 화폭과 설치 작품에 등장시켜 개인사적 경험과 현대문명의 사색을 담아낸다.

특히 그림에는 고양이뿐 아니라 풍선·책·비단 등 다양한 오브제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여기에는 작가의 가난하고 힘겨웠던 유년시절과 이방인으로 살았던 해외생활의 고단함이 묻어난다. 이 작가는 삶의 고비마다 고양이가 있어 버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전시 관계자는 "인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한 번쯤 동물의 입장과 시점으로 우리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고양이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이므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 055-340-7003.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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