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로리스트 장우혁 씨가 자신이 운영 중인 브리즈플라워카페 내 포토존에서 직접 만든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이현동 기자


 율하서 '브리즈플라워카페' 운영
 중학교 2학년 때 화훼업계 입문
"플로리스트 전문성 알아봐주길"



"좋은 플로리스트는 꽃을 이용해서 나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아닌, 나를 이용해서 꽃의 가치를 높일 수 있어야 합니다."

김해 율하에서 '브리즈플라워카페'를 운영하는 장우혁(20·플로리스트) 씨에게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해 묻자 그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장 씨는 꽃을 단순히 판매용 도구나 자신의 이름값을 올리기 위한 장치가 아닌, 고유한 하나의 생명이자 삶의 동반자로 여기고 있었다. 그는 "비록 식물이지만 꽃도 생명이다. 꽃을 돋보이게 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모습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플로리스트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장 씨가 처음 꽃을 접하게 된 건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꿈키움교실' 수업의 일환으로 꽃꽂이를 배우게 됐는데 그는 다른 수업보다 이 수업에서 재미와 흥미를 많이 느꼈고 재능도 있었다. 그러자 당시 선생님이 그에게 정식으로 꽃꽂이를 배워보길 권했다. 이후 플로리스트 수업을 들으며 더 많은 꽃과 기술을 접하게 된 뒤로 그는 이쪽 분야로 완전히 발을 들여놓게 됐다.

이후 장 씨는 동네꽃집이나 생화를 판매하는 화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꽃에 대해 공부하고 일을 배웠다. 그러다 지난해 11월에는 플라워카페를 열고 자신이 직접 대표가 돼 카페 운영과 생화·꽃다발 등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성인·청소년 30~40명을 대상으로 꽃 포장, 꽃다발 제작, 꽃 관리법 등 꽃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가르치는 선생님 역할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장 씨는 청소년 수강생들에게는 수강료를 거의 받지 않거나 적게 받으면서 아이들이 금전적 어려움 없이 꽃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는 "내가 처음 꽃을 배울 때도 돈이 부족해 재료비(꽃 구입비용 등)나 수강료를 마련하지 못하곤 했다"며 "선배 플로리스트이자 멘토인 이주연 선생님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나도 내가 도움을 받은 것처럼 어린 친구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장 씨는 "이주연 선생님은 플로리스트로서 내 롤모델"이라며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지만, 언젠가 꼭 함께 일하게 되는 것이 목표"라고 멘토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한 사업체의 대표가 되고 수십 명의 수강생을 둔 선생님 역할까지,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장 씨는 항상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다. 오히려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꽃을 만져야 꽃다발도 더 예쁘게 만들어지고 받는 사람도 행복해진다며 어른스러운 면모까지 갖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런 장 씨도 일찍 사회생활에 뛰어든 만큼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는 "특히 고등학교 졸업식 날이 기억에 남는다. 친구들의 졸업식 꽃다발을 직접 만드는데 눈물이 흘렀다"며 "학업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늦더라도 언젠간 평범한 대학생으로서의 생활도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플로리스트가 예쁜 꽃과 식물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몇몇 사람들은 이 일을 쉽게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플로리스트는 전문직업인"이라며 "꽃에 대한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지식을 모두 습득해야하며 많은 경험과 노력도 필요하다. 단순히 '꽃다발·꽃바구니 만드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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