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한국노총 자동차노동조합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버스 안내양은 2만 4882명(고속버스, 시외버스 제외)이었다. 연령대는 20~21세가 31.3%, 22~23세가 26.1%, 18~19세가 20.2%였다.

1980년대 버스안내양은 저임금과 더불어 혹독한 노동에 시달렸다.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근무 형태로서 승무하는 날 근무시간은 18시간이었다. 휴일 하루를 감안하면 일일 평균 근무시간은 12시간이나 됐다. 임금, 후생 복지 등이 해마다 개선되기는 했지만, 1인당 하루 18시간 근무는 버스안내양이 사라질 때까지 변하지 않았다. 1981년 이뤄진 조사에서도 안내양들의 40%는 쏟아지는 졸음과 피로를 이겨내기 위해 카페인 성분의 각성제를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순이>는 1950년~1980년대 한국 여성의 주된 직업군이었던 식모, 버스안내양, 여공의 전성시대와 그들 삶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렸다. 저자는 이들의 삶을 인터뷰하고 영화, 문학작품, 당대 신문 기사와 광고를 통해 생생하게 기록했다.

사실 식모, 버스안내양, 여공은 각각 '식순이' '차순이' '공순이'라는 비하적 표현으로 불렸다.

식모는 한국전쟁 이후부터 1970년대 중반, 버스안내양은 1960년대 초부터 1980년대 초반, 여공은 1970년대 초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생활 전선에서 맹활약했다. 대략 20년 간격으로 흥망성쇠를 보여주는데 '삼순이'가 시대적 산물이라는 증거다. 저자는 책을 통해 '삼순이'들의 삶이 감춰지고 잊힌 또 다른 한국 현대사였음을 보여준다.

부산일보=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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