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돈 김해뉴스 독자위원·김해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

다가오는 9일은 제 573돌 '한글날'이다. 1446년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어 펴낸 날을 기념하는 뜻깊은 날이다.

한글은 1443년 조선 제4대 임금 세종이 백성을 널리 깨우치기 위하여 만드신 바른 소리인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하여 1446년에 반포한 글자이다. 한글날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 11월 4일(음력 9월 19일), 조선어연구회가 '훈민정음'을 반포했다는 세종실록을 근거로 하여 훈민정음 반포 400주년을 맞이하여 기념식을 개최하였으며 이 날을 제1회 '가갸날'로 정했다. 이듬해인 1927년 조선어연구회 기관지 '한글' 창간을 계기로 '한글날'로 정하여 음력으로 기념하다가 1940년 양력으로 환산하여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하였다. 우리말인 한글은 자음(닿소리) 14자와 모음(홀소리) 10자를 합하여 모두 24자로 되어 있다. 한글은 과학적이고 창의적이며 세계 언어 가운데 가장 많은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소리글자이다.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인 과학 전문지인 <디스커버리> 1994년 6월호에서 한글을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라고 극찬하였으며, 미국의 저명한 언어학자 로버트 램지 교수는 2013년 "한글보다 뛰어난 문자는 없다.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알파벳"이라고 말했다.

최근들어 경제 발전과 한류 문화의 확산에 힘을 입어 우리말인 한글을 교육시키는 나라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소수 민족인 찌아찌아족은 자국의 언어인 '찌아찌아어'를 표기하는데 한글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가  60여개국에서 34만여명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유네스코에서는 문맹 퇴치에 공이 큰 사람이나 단체에 '세종대왕상'이라는 이름으로 시상하고 있다.

언어는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고 있으며, 사회 현상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또한 언어 폭력은 각종 폭력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학교폭력 경험 및 인식'에서 피해유형별 학생 1천 명당 피해응답 건수는 언어폭력(8.7건), 집단따돌림(4.3건), 스토킹(3.0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언어폭력이 34.7%로 가장 높은 피해 유형으로 파악되었다. 이를 볼 때 언어폭력이 학교폭력과 연계되어 발생하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어서 올바른 언어 사용 대책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바람직하지 못한 언어 사용은 결국 모든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폭력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청소년들의 잘못된 언어 사용 습관은 인터넷, 방송,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각종 매체를 통해 무분별한 비속어와 저속어 등 폭력적인 언어를 자주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신조어 가운데 비속어, 은어 등의 거친 말은 언어의 의미까지 왜곡하고 있어 언어 사용 개선과 대책이 시급하다.

영어 철자와 발음을 잘못 사용하면 부끄럽게 생각하고 우리말은 틀리게 사용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오늘날의 국어 사용 실태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나라사랑의 기본은 우리말을 사랑하는 것이며, 한글을 바로 알고 바르게 쓰는 것이 곧 나라를 사랑하는 길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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