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종윤 (주)오토일렉스 사장이 전 세계 조류 부화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자사 제품 '킹 수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해의 한 중소기업이 전 세계 조류 부화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화제다. 김해시 주촌면 덕암리 (주)오토일렉스(대표이사 배종윤). 종업원 25명이 닭을 비롯한 모든 새들의 알을 인공적으로 부화시키는 기계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가 만드는 조류 부화기의 부화율은 자연 상태와 같은 95%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참고로 미국은 85%, 우리나라의 평균 부화율은 73%에 머물러 있다.
 
1994년 자동차부품 생산업체로 출범한 이 회사는 1997년 IMF 경제위기를 맞아 존립의 기로에 섰다가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오토일렉스 배종윤 사장은 "IMF사태때 도저히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에 부딪혀 절망하다 우연히 철새의 알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생명의 신비함'을 직접 체험한 배 사장은 인공 부화기를 만들어 자신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먼저 실험을 한 결과 아이들의 호응도가 높자 교육기자재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 따라 회사의 진로를 완전히 바꿨다고 한다.
 
배 사장의 이 같은 업종변경에 대해 주위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나 자동차부품에서 조류 부화기로 다소 무모하게 실시한 업종변경이 시쳇말로 '대박'을 쳤다. 폭력 일색인 컴퓨터 게임과 오락에 빠져 있던 아이들에게 생명탄생의 신비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감성교육'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들로부터도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특히 김해 출신인 배 사장은 자신이 개발한 부화기 제품(킹수로)에 가야왕국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탄생비화를 담은 스토리텔링을 접목시켜 외국 바이어들로부터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부화기는 새알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아이콘만 선택하면 부화기가 자동으로 작동해 누구나 쉽게 부화시킬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IT기술을 부화기에 접목한 것이 적중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새알의 부화조건은 온도와 습도, 산소와 절란(적당한 알 운동) 등 크게 4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주)오토일렉스가 개발한 부화기는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새들의 부화환경을 컴퓨터가 최적의 환경을 찾아서 부화시키는 기술력을 갖춰 어떤 새알이라도 부화시킬 수가 있다고 한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종 전환한 2004년에 기술혁신형 기업과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듬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신기술대전에서는 발명 신기술 부문 동상을 수상했고, 2006년 서울에서 열린 서울국제특허발명대전에서는 동상을 수상했다. 2007년에는 미국 교사협회가 주관하는 올해의 교육기자재 최우수상을 수상해 전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조류 부화기의 93%가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36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국내시장도 90%를 석권하고 있다. 이같은 (주)오토일렉스의 성공 비결은 5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생명과학연구소'의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이디어회의에서 나온다. (주)오토일렉스는 조류와 파충류 부화기 개발에 이어 벌과 반딧불이와 같은 곤충 부화기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배 사장은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부산 강서구 가락동 중사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체험학습장(약 2천310㎡)을 현 회사 부지 인근으로 옮겨 '공원같은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한다. 그는 "현재 부화기 생산시설과 체험학습장을 연계하기 위해 김해시에 신규 체험학습장 조성 허가를 신청해 놓았지만, 김해시의 반응이 부정적이라서 아쉽다"라고 말했다. 배 사장은 또 "자연과 인간이 공존 공생할 수 있는 창조적 기술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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