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님이 꿈에 금덩어리 5개를 받았는데 1개를 다른 분에게 주시고 4개를 가지고 계셨대요. 태몽이었죠. 그래서 딸이 네 명인가 봐요."
 
지금 생각해도 시아버지의 태몽이 신통방통했던 딸 부잣집의 엄마 다케모토 가요코(41) 씨. 가요코 씨가 남편과 함께 한국에 온 지 올해로 15년째다. "처음 한국말을 배울 때와 달리 지금은 완전한 경상도 아줌마가 됐어요. 억양이나 말투도 구수해지고요." 가요코 씨가 웃었다.
 
인터뷰 내내 밝고 긍정적이었던 그녀는 어디 가면 한국사람인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넉살 좋은 한국사람이 다 됐다. 그런 가요코 씨도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아주 사소한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빨래나 이불을 개는 방법이 일본과 달랐어요. 식탁 위에 수저를 놓는 방법도 달랐죠. 일본에서는 국물을 마지막에 마시는데 식사할 때 순서가 달라서 지적을 받기도 했어요. 지금까지 해 오던 습관 때문에 고치기가 쉽지 않았어요."
 
가요코 씨는 결혼하기 전까지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고 했다. 물론 자신이 한국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종교를 통해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었고, 지금은 한국에서 사는 것이 편하고 따뜻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인간적이고 따뜻해요. 서로를 생각하고 챙겨주잖아요. 저도 인간이니까 그런 문화가 좋게 느껴졌어요. 시댁 식구들과 남편도 잘 해주기도 하구요."
 
가수가 꿈이었던 가요코 씨는 재작년 한 방송국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다문화가정 노래자랑에서 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의학에 관심이 생겼다. 한국에 오기 전에 몸이 좋지 않았을 때 한의원에서 침으로 치료를 받고 난 후 한의학을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단다.
 
갓 돌이 지난 막내가 울기 시작했다. 그러자 세 언니들은 익숙한 듯 동생을 안고 달래며 우유를 탔다. 가요코 씨는 그런 네 딸들에 대한 애정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큰 딸이 이제 중학교에 들어가니 막내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죠. 그래서 언니들이 동생을 키우고 있어요. 딸들이 엄마를 많이 생각하고 도와줘요. 정말 기특하고 고맙죠. 제가 아플 때면 청소도 하고 요리도 하고 아기도 봐줘요."
 
가요코 씨는 딸들과 하루에 30분 이상은 꼭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가정에서 아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가요코 씨는 부모가 아이들의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아이들 스스로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해 줘야 한국의 미래가 밝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가요코 씨의 올해 바람이다. "부모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아이들을 잘 키워야죠. 이제는 좋은 직장이 있다면 일을 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가족들이 한 해 동안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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