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어산 등산로 내 출렁다리(왼쪽). 산 능선 사이에 설치돼 등산객들이 신어산 정상으로 등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지만 설치된 지 20년이 넘어 케이블에 녹이 슬고 밧줄이 닳는(오른쪽 첫 번째) 등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분성산 생태학습장 출렁다리 역시 바닥 나무판 사이가 벌어져 있고(오른쪽 두 번째) 밧줄을 지탱해야 할 케이블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오른쪽 세 번째) 실정이다. 이현동 기자


밧줄 닳고 바닥 틈도 벌어져
안전표지판도 제대로 없어
김해 총 3곳, 관리규정 필요
시 "법 개정되면 체계적 관리"



등산객과 방문객으로 붐비는 김해 신어산과 분성산의 '출렁다리'가 노후되고 안전관리가 제대로 안돼 위험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출렁다리는 케이블을 계곡 등의 언덕에 고정시켜 설치하는 형식의 교량을 말한다. 김해시에는 신어산 등산로, 분성산 생태학습장, 장유 대청계곡 누리길 3곳에 출렁다리가 조성돼 있다.
 
신어산 출렁다리는 산 능선 사이에 40m 길이로 등산객들이 신어산 정상으로 등반할 수 있도록 지난 1995년 만들어졌다. 은하사에서 약 2㎞ 떨어져 있다. 분성산 출렁다리는 약 30m 길이로 생태학습장 체험의 숲 내에 2008년 설치됐다. 대청계곡 출렁다리는 지난해 대청천 누리길이 조성되면서 함께 개통됐다.
 
하지만 출렁다리 특성상 안전사고 발생위험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안전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거나 시설을 보수하도록 하는 관련법이나 조례, 관리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최근 전국적으로 출렁다리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김해시도 출렁다리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7일 신어산, 분성산 출렁다리를 직접 찾았다. 이 두 곳은 설치된 지 24년, 11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관리·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대청계곡 출렁다리의 경우 만들어진지 2년이 채 되지 않았고 높이가 낮아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신어산 출렁다리는 양쪽 언덕에 설치된 케이블이 전부 녹이 슬어 있었고 다리를 지탱하고 있는 밧줄 일부분이 심하게 마모돼 있었다. 분성산 출렁다리 역시 곳곳에 녹이 슨 곳이 많았고 다리를 지탱하는 케이블도 제 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특히 바닥의 나무판이 벌어져 위험했다. 일주일에 3~4회 신어산 출렁다리를 건넌다는 한 등산객은 "안전 표지판도 없고 시에서 꾸준히 점검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사고 위험이 있다. 강원도에서는 추락 사망사고까지 발생한 적이 있는 만큼 사전에 안전 관리를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분성산 출렁다리를 방문한 한 시민 역시 "발을 딛는 바닥 나무판이 고정이 안돼 있어 건너는 도중에 넘어질 뻔 했다. 눈 앞이 아찔했다"고 말했다.
 
현재 출렁다리는 시설물안전법상 지자체가 관리하는 제3종 시설물 의무가입대상이 아니어서 시설물 점검에서 면제를 받기 때문에 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김해시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만드는 등 관리체계를 만들고 있다.
 
먼저 출렁다리를 조성할 때 도로교설계기준을 적용하도록 관련 규정을 만들고 설계기준도 따로 마련하기로 했다. 출렁다리를 제3종 시설물 의무가입대상에 포함시켜 6개월에 1회 정기점검을 의무화하도록 조례 개정도 준비하고 있다. 준공된 지 10년이 넘은 출렁다리에 대해서는 정밀 안전점검도 실시할 방침이다. 또한 올해 안에 안전수칙 안내판을 제작해 각 출렁다리마다 비치 하기로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출렁다리 안전관리를 체계화 할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다리마다 안내표지판·구급용품 등을 비치해 방문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것"이라며 "법이 개정되면 예산을 투입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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